민노당 베네수엘라 방문 결산
면담 확정도 않고 출발
허술한 준비 입길 올라
무상의료 현장 방문 만족 민주노동당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문성현 대표의 베네수엘라 방문이 우고 차베스 대통령과의 면담 무산으로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베네수엘라 정부 초청으로 수도 카라카스를 방문한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는 애초 지난 6일(현지시각 5일) 차베스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었으나, 7일 베네수엘라를 떠날 때까지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민주노동당은 베네수엘라 정부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면담 무산경위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지만, 베네수엘라 정부는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차베스 대통령과의 면담 취소로 민주노동당은 남미 진보정당·세력과 국제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일차적 방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게 됐다. 이렇게 된 데에는 외교적 결례를 한 베네수엘라 정부의 책임이 크지만, 민주노동당의 준비 부족과 허술한 대응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애초 민주노동당은 베네수엘라 외교부에 면담 시간과 장소를 방문 전에 확정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외교부는 “라디오 카라카스 텔레비전(RCTV) 문제로 차베스 대통령을 위협하는 세력이 많아 일정을 미리 공개할 수 없다. 면담은 확정됐으니 만나기 두세 시간 전 정확한 시간과 장소를 알려주겠다”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민주노동당 안에선 방문 연기론도 제기됐지만, 방문은 강행됐고 결국 면담은 불발됐다. 결과적으로 ‘차베스와 사진 한 장 찍으려고 이런 무리수를 뒀냐’는 비판을 피하게 어렵게 된 셈이다. 문성현 대표는 “당이 미숙했고 외교 역량의 한계가 분명했다. 차베스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한 기대가 이런 결과를 빚었다”고 말했다. 그나마 민주노동당 핵심 공약인 무상의료, 무상교육이 실현되는 카라카스의 ‘파브리시오 오헤다 민중병원’과 ‘프레디 빠라 볼리바리안의 집’ 등을 둘러보면서 한국에서의 실현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었던 것은 의미있는 성과였다고 방문단은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한국과 베네수엘라가 처한 상황이 다르므로, 접근 방법이 달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빈민들의 의료 접근성 확대와 문맹 퇴치가 관건인 베네수엘라와, 의료 공공성 확보·공교육 정상화가 중요한 한국의 상황이 다르고, 안정적인 재원과 집권을 통한 정책 실행력을 확보한 차베스 대통령과 원내 9석에 불과한 민주노동당의 처지가 다르다는 것이다. 단병호 의원은 “부유세와 군비 축소를 통해 무상의료·무상교육의 재원을 마련한다는 방안이 많은 국민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당이 더욱 구체적이고 단계적인 (공약 실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라카스(베네수엘라)/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허술한 준비 입길 올라
무상의료 현장 방문 만족 민주노동당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문성현 대표의 베네수엘라 방문이 우고 차베스 대통령과의 면담 무산으로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베네수엘라 정부 초청으로 수도 카라카스를 방문한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는 애초 지난 6일(현지시각 5일) 차베스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었으나, 7일 베네수엘라를 떠날 때까지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민주노동당은 베네수엘라 정부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면담 무산경위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지만, 베네수엘라 정부는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차베스 대통령과의 면담 취소로 민주노동당은 남미 진보정당·세력과 국제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일차적 방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게 됐다. 이렇게 된 데에는 외교적 결례를 한 베네수엘라 정부의 책임이 크지만, 민주노동당의 준비 부족과 허술한 대응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애초 민주노동당은 베네수엘라 외교부에 면담 시간과 장소를 방문 전에 확정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외교부는 “라디오 카라카스 텔레비전(RCTV) 문제로 차베스 대통령을 위협하는 세력이 많아 일정을 미리 공개할 수 없다. 면담은 확정됐으니 만나기 두세 시간 전 정확한 시간과 장소를 알려주겠다”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민주노동당 안에선 방문 연기론도 제기됐지만, 방문은 강행됐고 결국 면담은 불발됐다. 결과적으로 ‘차베스와 사진 한 장 찍으려고 이런 무리수를 뒀냐’는 비판을 피하게 어렵게 된 셈이다. 문성현 대표는 “당이 미숙했고 외교 역량의 한계가 분명했다. 차베스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한 기대가 이런 결과를 빚었다”고 말했다. 그나마 민주노동당 핵심 공약인 무상의료, 무상교육이 실현되는 카라카스의 ‘파브리시오 오헤다 민중병원’과 ‘프레디 빠라 볼리바리안의 집’ 등을 둘러보면서 한국에서의 실현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었던 것은 의미있는 성과였다고 방문단은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한국과 베네수엘라가 처한 상황이 다르므로, 접근 방법이 달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빈민들의 의료 접근성 확대와 문맹 퇴치가 관건인 베네수엘라와, 의료 공공성 확보·공교육 정상화가 중요한 한국의 상황이 다르고, 안정적인 재원과 집권을 통한 정책 실행력을 확보한 차베스 대통령과 원내 9석에 불과한 민주노동당의 처지가 다르다는 것이다. 단병호 의원은 “부유세와 군비 축소를 통해 무상의료·무상교육의 재원을 마련한다는 방안이 많은 국민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당이 더욱 구체적이고 단계적인 (공약 실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라카스(베네수엘라)/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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