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박 지지자들 욕설·몸싸움 충돌
지난 22일 열린 한나라당 제주 합동연설회에서는 이명박·박근혜 두 경선후보 지지자들이 몸싸움을 벌이는 등 세 대결이 치열했다.
행사장인 한라 체육관은 연설 시작 1시간30분 전 지지자들의 입장이 허용되자 두 후보의 지지 펼침막과 손팻말을 든 사람들로 북적였다. 특히 연단이 가장 잘 보이는 관중석 맨 앞쪽에선 두 후보 쪽의 열성 지지자 20~30명씩이 더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욕설을 주고받으며 몸싸움을 벌였다.
양쪽은 이 후보가 연설을 하던 중에 또 한 차례 충돌했다. 박 후보 지지자들이 이 후보를 향해 “땅, 땅, 땅”을 외치자 이 후보 지지자들은 “왜 연설을 방해하느냐”고 맞받았고, 서로 발언을 제지하려 몸싸움을 벌이는 바람에 연설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앞서 이 후보 지지자들은 ‘경제 먼저, 오빠 먼저’ 등의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이명박”을 연호하며 박 후보 쪽을 자극했다. 박 후보 쪽은 이 후보의 대학생 지지자들을 겨냥해 “미성년자를 동원했다”며 “내보내”를 외쳤다. 지도부와 진행요원들은 여러 차례 자제를 당부했지만, 양쪽의 불꽃 경쟁을 가라앉히기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이날 양쪽의 대결이 경선 일정을 중단할 정도로 살벌했는지에 대해선 이론도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그날 분위기가 앞으로 일정을 연기하거나 중단해야 할 만큼 심각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맹형규 의원은 “일부 극렬 지지자들의 행동이 지나쳐 국민들에게 안 좋게 비쳤지만, 전반적인 분위기가 일정 중단까지 불러올 정도는 아니었다”며 “이런 모양새로 계속 가면 당과 후보 모두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줄 것이 뻔하니 양쪽에 강력하게 경고를 던진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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