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총리 예방받고 대선주자 적극대응 주문
“정상회담 맥 잇는게 중요…핵문제 부담 안돼야”
“정상회담 맥 잇는게 중요…핵문제 부담 안돼야”
범여권의 눈과 귀가 온통 김대중 전 대통령한테 쏠려 있다. 범여권의 통합과 2차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김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의식한 탓이다. 김 전 대통령도 두 가지 문제에 대해 어느 때보다 많은 말을 쏟아내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12일 대통합민주신당(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의 합당에 대해 “일부에서 ‘도로 열린우리당’이라고 하는데, 이런 말에 대해 왜 어떤 (범여권) 후보도 문제제기 하는 사람이 없느냐. 당당하게 문제제기 하고, 일부 언론의 폄훼에 대해 맞서 대응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서울 동교동 자택에서 한명숙 전 총리의 예방을 받고, “지난 총선 때 열린우리당 후보를 많이 배출한 것이 무슨 문제가 되느냐. 실질적인 대통합이 이뤄졌기 때문에 이 틀 안에서 잘 해나가면 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 전 총리가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이 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의 합당을 공개적으로 ‘지지 선언’한 셈이다. 더 나아가 ‘도로 열린우리당’ 비판에 대한 대선주자들의 적극적인 대응까지 ‘주문’하고 나선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은 “(범여권의) 9할이나 되는 열린우리당이 거의 기득권을 포기하고 시민사회(세력)에 많은 몫을 내준 것은 살신성인의 자세로, 국민들은 이런 대통합을 이뤄낸 데 대해 평가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의 독자 행보에 대해서도 “결국 국민의 바람이나 국민의 여론에 따라 움직이게 되지 않겠느냐”며 우회적으로 신당 합류를 촉구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2차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선 “노무현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핵 문제가 정상회담의 부담이 돼선 안 된다. 핵 문제는 기본적으로 6자 회담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이재정 통일부 장관의 예방을 받고 “정상회담의 맥을 이어가게 된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범여권 대선 주자들은 앞다퉈 동교동을 찾고 있다. 11일 김 전 대통령의 도쿄 피랍 생환 34주년 행사에는 손학규·이해찬·정동영·김두관 후보가 참석해 저마다 김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한명숙 전 총리는 13일 출판기념회를 여는 자신의 책에 추천 글을 써준 데 대한 답례 명목으로 동교동을 방문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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