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대통합민주신당 예비경선 당선자 발표식에서 손학규 후보가 당선발표 후 밝은 웃음을 보이고 있다. 정동영, 손학규, 이해찬, 유시민, 한명숙 후보가 본경선에 진출했다. (연합)
1인2표제, 배제투표 작용가능성…이변은 없어
당 관계자 “추미애 탈락, 경선 흥행성 저하 우려”
당 관계자 “추미애 탈락, 경선 흥행성 저하 우려”
여론조사 과정을 거쳐 5일 오후 발표된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 예비경선 결과 컷 통과자 5명의 득표 순위는 손학규-정동영-이해찬-한명숙-유시민 후보 순으로 나타났다.
범여권 후보자 선호도에서 선두자리를 유지해왔던 손학규 후보가 당초 예상대로 1위를 차지했고, 정동영 후보가 그 뒤를 바짝 추격하는 양상이다. 이해찬 후보는 친노(親盧) 후보군 중 선두를 차지해 향후 친노후보 단일화 국면에서 주도권을 쥐게 됐다.
큰 틀에서 보면 9명의 예비후보 가운데 본선 진출권을 따낸 5명의 후보가 그동안 숱하게 실시된 범여권 후보 선호도 및 지지도 조사에서 상위 5위권을 차지했던 후보들이 그대로 컷을 통과해 별다른 이변이 없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하지만 지난 3∼4일 이틀동안 진행된 예비경선 여론조사 상황과 이날 발표된 결과를 되짚어보면 본경선의 판세를 뒤흔들 가능성이 있는 유의미한 변화들이 있었음이 감지된다.
특히 이 같은 결과가 나온 데는 예비경선이 1인2표 방식으로 진행돼 짝짓기 및 배제투표 현상이 나타난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 후보가 손 후보를 바짝 추격한 것이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한 후보를 앞질렀던 유 후보가 5위로 밀린 것 등은 2순위표의 향배와 짝짓기, 배제투표 등이 결합된 결과라는 지적이다.
우선 예비경선 1위 자리를 놓고 손 후보가 낙승을 거둘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정 후보가 막판까지 맹추격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손 후보측으로서는 다른 주자들의 파상공세 속에서도 이른바 `대세론'의 근거를 확인했다는 데서 성과를 거둔 셈이지만, 정 후보 입장에서는 본경선에서 역전을 노려볼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 손 후보측의 한 의원은 "아슬아슬한 줄 알았는데 상당한 격차가 벌어진 1등으로 컷을 통과했다는 귀띔을 받았고, (정 후보에 비해) 7∼8% 정도까지 앞선다고 들었다"며 "정 후보측이 배제투표 전략을 구사하는 바람에 우리가 2순위표 득표율이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본경선에서는 2순위표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안정적 1위를 차지했다는 주장을 폈다.
반면 정 후보측 김현미 의원은 "초박빙의 차이로 2위를 했고, 이는 내용상 우리가 이긴 것"이라며 "범여권 지지층에서 누가 더 경쟁력이 있는 지가 확인된 만큼 추석연휴 전에 열리는 제주 울산 충북 강원 등 4개 경선에서 확실하게 압승을 거둬 추석 마당에 정동영을 주인공으로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오늘 손 후보측 김부겸 의원이 기자간담회에서 본경선에서 여론조사를 하자고 주장하고, 그쪽 캠프가 긴급 대책회의를 한 것 등을 보면 본경선에 질 것 같은 위기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친노후보군에서는 이해찬 후보에 대한 표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유시민 후보가 결과적으로 피해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경선 과정에서 유 후보의 상승세가 나타나면서 친노성향 유권자들을 중심으로 이 후보에게 힘을 보태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 4위에 안착한 한명숙 후보의 경우 총리직을 역임해 대국민 인지도가 높고 호감도에서 우위를 차지해온 점이 동력이 됐고, `이해찬 대 유시민'의 경쟁 구도에서 한발짝 물러나 `한명숙 대 추미애'의 대결 구도가 형성된 것이 결과적으로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예비경선 결과는 본경선 초반에 본격화 될 친노후보 단일화의 향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본경선의 전체 판세도 요동을 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친노 성향 유권자들의 세력분포가 3명의 후보를 컷오프 당선권에 포함시킬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이들이 한 명의 후보에게 힘을 집중할 경우 본경선이 `친노 대 비노'의 맞대결 구도로 흘러갈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해진 것. 한편 컷 통과 가능성이 있는 후보로 꼽혔던 추미애 후보는 경선흥행을 고려한 현역의원들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조직기반 부재와 민주당을 탈당해 뒤늦게 합류한 후발주자로서의 열세를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6위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추 후보가 본선에 가느냐 아니냐가 관전포인트 중 하나였는데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며 "추 후보가 컷을 통과했으면 민주당의 조순형 효과를 상쇄할 수 있는 카드였는데 아쉽게 됐다"며 본경선의 흥행성 저하를 우려했다. 한편 신당 국민경선위는 각 후보진영간 합의에 따라 득표율과 순위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경선 흥행 차원에서 순위를 공개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예비경선 결과 발표 직후 회의를 거쳐 전격적으로 순위를 공개했다.
대통합민주신당 본경선 손-정, 친노-비노 양갈래 대결
모두 5명의 본경선 진출자를 가려낸 6일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 예비경선은 본경선의 향배를 점쳐볼 수 있는 가늠자 구실을 할 것으로 보인다.
비록 이번 예비경선이 1인2표제 여론조사였고, 득표수를 공개하지 않아 본경선 `자격시험'의 특수성을 띠고 있지만 그 결과가 판세의 미묘한 변화추이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본경선 구도에 미치는 영향과 파급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여러 주자가 난립했던 예비경선이 정리되면서 본선 진출자가 손학규, 정동영 후보로 대표되는 `비노(非盧) 그룹과 이해찬, 한명숙, 유시민 후보 트로이카 체제의 `친노'로 사실상 양분되면서 본경선의 성격이 `친노 대 비노'의 한판승부로 치러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지켜온 손학규 후보가 예상대로 수위를 차지함으로써 `대세론'의 근거가 일정 정도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2위인 정동영 후보와의 격차가 `근소'한 것으로 알려져 내용상으로는 대세론의 기세가 한풀 꺾이고 정 후보가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이는 향후 본경선이 힘의 과도한 쏠림 없이 양강(兩强) 사이에 `건곤일척'의 세대결로 치달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나라당 경선에서도 입증됐듯이 경선 룰 논쟁의 핵인 여론조사의 도입을 놓고 손 후보와 정 후보는 본경선 초반부터 마주 달리는 기차처럼 `사생결단'식의 힘겨루기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손학규 대세론'이냐 `정동영 역전극'이냐 = 컷오프 통과 순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손학규 후보의 `대세론'이 주춤해졌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여론 지지도를 보여온 손 후보가 당초 압승을 거둘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2위 후보와 격차를 크게 벌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탓이다.
반대로 범여권의 적통성을 강조하며 `적자론'으로 맞서고 있는 정동영 후보는 근소한 표차로 손 후보를 추격하는데 성공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차례 전국단위의 선거를 치르며 다져온 조직기반이 상당한 위력을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예비경선을 계기로 대세론을 확실히 굳히려던 손 후보의 전략은 차질을 빚을 공산이 커졌고, 반대로 정 후보는 `언제든 역전 가능한 2등' 전략을 유지하면서 본경선에서 `역전'을 기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손학규 대세론'의 기세가 한풀 꺾이기는 했지만 본경선의 판세는 아직 속단하기 어렵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비록 예비경선이기는 하지만 `불모지'인 대통합민주신당에서 친신만고 끝에 일궈낸 1위라는 상징성이 그간 손학규 캠프행을 저울질해오던 부동층의 이동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관망파 현역의원들의 손 캠프행도 점쳐볼 수 있다.
1인2표제가 적용된 이번 예비경선에서 1순위표의 상당수가 손 후보 쪽으로 가고 정 후보는 주로 2순위표를 받았다는 게 각 캠프의 공통된 분석이다. 가급적 `될 사람은 밀어주자'는 차원에서 1,2위 후보를 중심으로 교차투표를 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1인1표제로 치러지는 본경선에서 손 후보의 1순위표 지지가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2순위표 지지가 많은 정 후보는 예비경선 만큼의 `성적'을 올릴 것으로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 후보측은 이번 예비경선 결과를 근거로 여론조사 도입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경선시스템이 사실상 `조직표'에 의해 좌우되면서 민심과의 괴리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여론조사 반영을 적극 주장하고 있는 것.
손 후보측 김부겸 의원은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인구에 비해 선거인단 신청규모가 과다 또는 과소함에 따라 지역에 따라서는 반영비율 편차가 8배나 왜곡될 수 있다"며 "분명히 말하지만 손 후보는 (범여권 경선의) 들러리를 서기 위해 온 게 아니라 희망을 주기 위해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노후보 단일화 변수되나 = 이해찬 한명숙 유시민 후보 등 `친노 3인방'의 본선 진출에 따라 경선판도에 `친노 대 비노그룹'간의 대립축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무현 대통령과의 각을 세우거나 차별화를 꾀하는 손학규 정동영 후보와 참여정부의 정통성을 강조하는 친노주자군이 맞대결하는 구도로 갈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손 후보는 비노 대표주자로서의 입지를 구축하는 차원에서 노 대통령을 집중 타깃으로 잡을 가능성이 커, 친노주자들과의 정면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주목되는 대목은 친노 3인방의 후보단일화 여부. 이미 단일화 원칙에 합의한 이들 주자는 예비경선 결과를 토대로 단일화 논의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들 주자와 손학규 정동영 후보 등 선두주자들간의 표 격차가 크게 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지지층의 단일화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친노진영의 한 관계자는 "이들 3인의 지지표를 합칠 경우 손후보나 정후보의 개별 지지율을 앞선다"며 "단일화를 이뤄낸다면 해볼 만한 게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5선 의원으로서 정치경륜이 풍부한 이 후보는 `장자(長子)론'을 앞세워 단일화 논의의 주도권을 잡으려고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후보는 7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한, 유 후보를 상대로 친노후보 단일화를 정식 제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후보 단일화 과정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컷 통과 순위가 이해찬 한명숙 유시민 후보로 드러났지만 이 후보가 압도적 득표격차를 보이고 있는지가 미지수여서 후보간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 이들 3인이 단일화 원칙에는 합의했지만 시기와 방법론에서는 이견이 크다. 이해찬 한명숙 후보는 15일 본경선 실시 이전에 단일화 협상을 마무리짓자는 입장인 반면, 유시민 후보는 본경선 초반 제주.울산.강원.충북 4연전을 치른 뒤 그 결과에 따라 후보 단일화를 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 의원은 "오늘 손 후보측 김부겸 의원이 기자간담회에서 본경선에서 여론조사를 하자고 주장하고, 그쪽 캠프가 긴급 대책회의를 한 것 등을 보면 본경선에 질 것 같은 위기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친노후보군에서는 이해찬 후보에 대한 표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유시민 후보가 결과적으로 피해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경선 과정에서 유 후보의 상승세가 나타나면서 친노성향 유권자들을 중심으로 이 후보에게 힘을 보태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 4위에 안착한 한명숙 후보의 경우 총리직을 역임해 대국민 인지도가 높고 호감도에서 우위를 차지해온 점이 동력이 됐고, `이해찬 대 유시민'의 경쟁 구도에서 한발짝 물러나 `한명숙 대 추미애'의 대결 구도가 형성된 것이 결과적으로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예비경선 결과는 본경선 초반에 본격화 될 친노후보 단일화의 향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본경선의 전체 판세도 요동을 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친노 성향 유권자들의 세력분포가 3명의 후보를 컷오프 당선권에 포함시킬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이들이 한 명의 후보에게 힘을 집중할 경우 본경선이 `친노 대 비노'의 맞대결 구도로 흘러갈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해진 것. 한편 컷 통과 가능성이 있는 후보로 꼽혔던 추미애 후보는 경선흥행을 고려한 현역의원들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조직기반 부재와 민주당을 탈당해 뒤늦게 합류한 후발주자로서의 열세를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6위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추 후보가 본선에 가느냐 아니냐가 관전포인트 중 하나였는데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며 "추 후보가 컷을 통과했으면 민주당의 조순형 효과를 상쇄할 수 있는 카드였는데 아쉽게 됐다"며 본경선의 흥행성 저하를 우려했다. 한편 신당 국민경선위는 각 후보진영간 합의에 따라 득표율과 순위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경선 흥행 차원에서 순위를 공개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예비경선 결과 발표 직후 회의를 거쳐 전격적으로 순위를 공개했다.
대통합민주신당 본경선 손-정, 친노-비노 양갈래 대결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 예비경선을 통과한 손학규, 정동영, 이해찬, 유시민, 한명숙 후보가 5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예비경선 당선자 발표식에서 천정배, 추미애, 김두관, 신기남 후보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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