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대통령후보 선출대회 1차 경선투표가 열린 9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결선투표에 오른 권영길 후보(오른쪽)와 심상정 후보(왼쪽)가 악수를 하며 서로 축하하고 있다. 강재훈 기자 khan@hani.co.kr
245표 모자란 권영길 본선직행 제동
노회찬 지지표 합류여부가 일단 열쇠
노회찬 지지표 합류여부가 일단 열쇠
민주노동당 대통령후보를 결정지을 결선행 티켓 2장은 ‘익숙한’ 권영길 후보와 ‘뜻밖의’ 심상정 후보 손에 쥐어졌다.
당 안팎에선 권 후보가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고 1차 투표에서 끝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마지막 격전지인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입성 전 이미 50.02%의 득표율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충북 지역에서 심 후보가 140여표 차이로 1위를 차지하면서 균열을 예고했다. 수도권 개표 전날인 8일 강원에서도 심 후보가 선전했다. 이 작은 회오리가 막판 서울지역에선 권영길, 심상정, 노회찬 세 후보에게 표가 분산되는 태풍으로 바뀐 것이다. 권 후보는, 조직적 지지를 보냈던 자주파(NL)가 강세인 경기·인천에선 모두 56%대의 지지를 받았으나 결국 자유투표 성향이 강한 서울에서 37.5%에 그쳐 과반 확보의 문턱에서 넘어지고 말았다.
[현장]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 선출 1차 결선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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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창당 이래 처음으로 치른 대선후보 경선이 결선투표에까지 돌입하면서, 이젠 1·2위의 ‘뒤집기’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결국 결선에선 권 후보가 승리하리라는 관측이 여전히 많다. 권 후보가 자신의 표에 245표만 더하면 과반이기 때문이다. 권 후보를 지지한 당내 최대 정파 자주파의 결집력이 높아질 가능성도 크다. 이미 권 후보가 두 배 가까운 표차로 심 후보를 앞서는 상황에서, 과반 득표 실패로 위기감을 느낀 자주파가 권 후보 쪽으로 더 결집하리라는 것이다. 노 후보 지지층 가운데서도 30% 가량은 ‘당 기여도’ 때문에 권 후보 쪽으로 가리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역전을 점치는 관측도 점차 고개를 든다.
우선, 노회찬 후보의 지지층이 어디로 움직일지가 관건이다. 정치적 성향으로만 보면 노 후보 지지자들은 심 후보 지지자들에 더 가깝기 때문에 이른바 ‘노-심 연대’는 경선 초반부터 거론됐다. 노 후보 스스로도 <한겨레> 인터뷰에서 “1차 투표에서 떨어질 경우 심 후보 지지를 공식적으로 밝히겠다”고 말한 바 있고, 9일 서울 연설회에서도 “민주노동당에 대한 변화와 혁신의 열망은 한데 뭉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역에선 이미 연대의 바람이 불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에선 개표가 끝난 뒤 노·심 후보 선거대책본부가 함께 1박2일 수련회를 다녀왔고, 대전·충남 쪽에서도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권 후보가 본선에 나간다고 하더라도, 그의 어깨에 더 큰 정치적 부담이 얹혀진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대선 삼수생’으로서 후배와 두 차례나 겨루게 된 점, 그리고 자주파의 조직적 힘에 기댔다는 비판 등은 뼈아플 수밖에 없다. 상대방 진영에선 “자주파가 표를 몰아줬는데도 과반수를 못 얻었다는 것은 일종의 정치적 실패”라고까지 규정하고 있다. 김형탁 당 대변인은 “권 후보는 당의 상징적 존재이기 때문에 그를 지지한 50%의 당원은 현재 당의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길 바라는 사람들이고, 노·심 후보에게 쏟아진 50%는 변화를 바라는 표심이다. 민주노동당은 당심이 딱 그 절반씩 나뉜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결선투표가 끝나는 15일, 마지막으로 누가 웃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이번 결선투표가 앞으로 당내 개혁의 바람을 한층 더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리라는 데엔 당 안팎에 이견이 없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우선, 노회찬 후보의 지지층이 어디로 움직일지가 관건이다. 정치적 성향으로만 보면 노 후보 지지자들은 심 후보 지지자들에 더 가깝기 때문에 이른바 ‘노-심 연대’는 경선 초반부터 거론됐다. 노 후보 스스로도 <한겨레> 인터뷰에서 “1차 투표에서 떨어질 경우 심 후보 지지를 공식적으로 밝히겠다”고 말한 바 있고, 9일 서울 연설회에서도 “민주노동당에 대한 변화와 혁신의 열망은 한데 뭉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역에선 이미 연대의 바람이 불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에선 개표가 끝난 뒤 노·심 후보 선거대책본부가 함께 1박2일 수련회를 다녀왔고, 대전·충남 쪽에서도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권 후보가 본선에 나간다고 하더라도, 그의 어깨에 더 큰 정치적 부담이 얹혀진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대선 삼수생’으로서 후배와 두 차례나 겨루게 된 점, 그리고 자주파의 조직적 힘에 기댔다는 비판 등은 뼈아플 수밖에 없다. 상대방 진영에선 “자주파가 표를 몰아줬는데도 과반수를 못 얻었다는 것은 일종의 정치적 실패”라고까지 규정하고 있다. 김형탁 당 대변인은 “권 후보는 당의 상징적 존재이기 때문에 그를 지지한 50%의 당원은 현재 당의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길 바라는 사람들이고, 노·심 후보에게 쏟아진 50%는 변화를 바라는 표심이다. 민주노동당은 당심이 딱 그 절반씩 나뉜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결선투표가 끝나는 15일, 마지막으로 누가 웃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이번 결선투표가 앞으로 당내 개혁의 바람을 한층 더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리라는 데엔 당 안팎에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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