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4연전 표차 작으면 난항 겪을 것”
유시민쪽 “우리가 2등하면 얘기 달라져”
유시민쪽 “우리가 2등하면 얘기 달라져”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에 나란히 뛰어든 ‘친노 후보’ 3인의 단일화가 성사될까.
이해찬, 유시민, 한명숙 후보는 각각 윤호중, 김태년, 백원우 의원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단일화 논의를 진행 중이다. 3명의 대리인은 10, 11일 잇따라 만나 단일화 시점과 방법을 논의했다. 객관적으로 보면 단일화는 외길 수순이다. 각개약진하면 누구도 승리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쉽지 않다. 단일화 시점에 대한 의견이 다르고, 이는 방법을 둘러싼 견해차로 이어진다. 한명숙 후보는 첫 개표 이전인 14일을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다. 개표 이전이므로 여론조사에 의한 단일화를 선호한다. 유시민 후보는 15·16일 제주·울산·충북·강원지역 ‘주말 4연전’ 개표 결과를 보고 결정하자는 쪽이다. 실력 대결론이다. 잘 하면 자신이 이길 수도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유 후보는 4곳 선거인단 모집에 조직역량을 집중한 것으로 전해진다. 예선에서 앞섰던 이해찬 후보는 어느 방식이든 무방하다며 여유를 보이고 있다.
대통령을 꿈꾸는 이들의 정치적 결단과 합의에 의한 단일화 사례는 드물다. 1997년 ‘디제이피 연대’는 1년 남짓한 장기간 협상의 산물이었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는 사실상 실력대결이었다. 그나마 모두 당이 다른 후보들의 단일화였다. 나눠먹기가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같은 당 경선후보들의 단일화는 유례를 찾기 어렵다. 1997년 신한국당에서 ‘9룡’이 겨뤘고, 2002년 민주당에서도 ‘7룡’이 출몰했지만 단일화는 없었다. 표대결에 따른 중도사퇴만 있었다. ‘주말 4연전’ 이후 단일화가 논의되고, 3명의 후보가 표차이가 근소할 경우 단일화는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유시민 후보의 한 핵심 참모는 “우리가 3명중에서 의미 있는 2등을 하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호중 의원도 “세대결을 벌이고 나면 끝까지 가려고 하는 동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염려했다.
임석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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