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신당 대통령후보 지명대회 이모저모
캠프 실무진 “결과 다 알려져 재미가 없다”
캠프 실무진 “결과 다 알려져 재미가 없다”
15일 오후 5시20분 서울 장충체육관은 “정동영”을 연호하는 소리로 터져나갈 듯했다.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후보로 정 후보가 확정됐다는 양길승 국민경선위원장의 발표 직후였다. 폭죽이 터지고, 흰색 꽃가루가 쏟아졌다.
손학규 후보는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정 후보의 어깨를 두드리며 악수를 청했고, 이해찬 후보도 정 후보의 손을 잡고 무대 가운데로 나와 두 손을 치켜 들었다. 예비경선과 본경선 초반을 함께한 천정배·신기남·한명숙·유시민 의원도 무대 위로 올라와 정 후보의 손을 잡았다.
후보 수락연설을 하러 무대 앞쪽에 설치된 연단에 선 정 후보는 5년 전 ‘경선 지킴이’에서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감격에 벅찬 듯, 쉽사리 입을 떼지 못했다. 지지자들은 연단에 선 정 후보에게 1분여 동안 함성을 계속 보내 정 후보가 연설을 시작하지 못할 정도였다.
대회 참석자들은 낙선연설을 한 손학규·이해찬 후보에게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손 후보는 낙선연설 도중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뒤돌아서 허리를 굽혀 정 후보에게 인사했고, 이 후보에게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앞으로도 커다란 정치 지도자로 더욱 정진해주시길 기대한다”며 허리를 숙였다. 이 후보는 정 후보에게 “선진복지 국가를 만들려는 제 꿈을 반드시 이뤄 달라”며 뒤돌아 손을 흔들었다.
경선 결과가 이미 알려진 탓인지, 행사 시작 1시간여 전부터 체육관을 가득 메운 5천여명의 당원·지지자들은 대부분 정 후보 쪽이었다. 이들은 ‘평화경제가 운하명박을 이긴다’, ‘철조망을 뚫어라! 정동영’ 등의 펼침막을 흔들고, 주황색 막대풍선으로 박수를 치며 정 후보가 막판 ‘대역전 드라마’를 펼쳐 주길 기대했다. 결과 발표 직전까지 이명박·박근혜 후보 지지자 양쪽이 격렬한 응원전을 벌인 한나라당 후보 선출대회와 비교해보면,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한 캠프 실무진은 “결과를 다 아니까 너무 재미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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