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씨 인신보호 요청 사건을 심리해온 미국 연방법원(제9순회법정)은 18일(현지시각) 김씨의 항소포기 신청은 수용하고 이명박 후보의 대리인인 김백준 전 서울메트로 감사의 송환 연기 신청은 기각했다. 사진은 법원의 결정문.
‘김경준 귀국’ 각당 대응책
‘김씨는 3개의혹 풀 열쇠’ 통합신당 강공 태세
한나라 대선 파장 우려 속 “정치공작 없어야”
‘김씨는 3개의혹 풀 열쇠’ 통합신당 강공 태세
한나라 대선 파장 우려 속 “정치공작 없어야”
미국 법원이 김경준씨의 한국 송환 신청을 받아들임에 따라 김씨의 귀국이 대선 판도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지가 관심사가 되고 있다. 김씨가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와 비비케이(BBK) 금융사기사건 및 ㈜다스 관련 의혹 등을 설명해줄 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기소중지된 김씨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주가조작 및 횡령 혐의에 대한 수사를 재개할 방침이다. 김씨는 “검찰에 증거를 제출하겠다”며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검찰의 수사를 통해 이 후보의 비비케이 관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이 후보는 사건 자체에 대한 책임은 물론, 도덕적·정치적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이 후보는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거듭 “비비케이와 나는 무관하다”고 강조해 왔다.
검찰은 이 후보가 친형과 처남 명의로 돼 있는 ㈜다스의 실질적 소유주가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김경준씨가 귀국해 봐야 알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 수사가 비비케이 사건을 넘어 다스와 도곡동 땅 문제로까지 번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 민주노동당은 18일 일제히 논평을 내어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 문제에 관한 한 한나라당 포위의 연합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특히 통합신당은 정기국회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쟁점화할 생각이다. 이미 국회 법사위에 특검법을 제출했고, 정무위에서는 이 후보의 핵심 측근인 김백준씨 등을 증인으로 채택해 놓았다. 통합신당은 곧 이 후보가 공동대표로 있던 엘케이이뱅크의 이사가 허위로 등재된 부분에 대한 형사고발을 할 계획이다. 통합신당 원내 핵심 당직자는 “김경준씨가 귀국하면 비비케이 사건은 물론, 다스와 도곡동 땅을 둘러싼 의문이 풀릴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쪽은 미국 법원의 김경준씨 한국 송환 승인 결정에 대해 겉으로는 “들어올 테면 오라”면서도 내심 대선 구도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박형준 대변인은 “김씨가 한국에 들어와서 죄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김씨는) 들어오라”며 “다만, 국제적인 범죄자를 범여권이 정치공작의 대상으로 삼으려는 부분은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 선대위의 전략홍보조정회의 총괄팀장인 정두언 의원은 “김씨가 들어와도 별문제가 없을 만큼 대비하고 있고, 국민도 범여권이 그런 공작을 하고 있다고 알고 있기 때문에 대선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 쪽은 김씨와 비비케이 사건이 경선 기간에도 나왔던 이슈이고, 국민이 이해하기에 어렵다는 점 등을 들어 이 사건이 대선에 끼칠 파급력이 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대선을 코앞에 두고 공방이 가열될 경우 지지율이 출렁거릴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후보 쪽은 김씨가 수백억원대의 손해를 입힌 사기 전과자라는 점을 강조해 파장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김씨의 한국 송환을 범여권의 정치공작으로 연결하려는 노력도 계속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 쪽의 은진수 변호사는 “3년 넘게 한국에 들어오지 않던 사람이, 구속과 엄벌이 예상되는데도 갑작스레 귀국하는 데에는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누군가의 움직임이 있는 게 틀림없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임석규 황준범 기자 sky@hani.co.kr
비비케이 주가조작 사건의 증인 채택과 관련해 국정감사를 막았던 진수희 의원(왼쪽 세번째) 등 국회 정무위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19일 국회에서 “정무위 국감의 증인 신문을 제외한 정책감사에 참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정무위 박상돈 대통합민주신당 간사가 19일 국회에서 “한나라당이 정상적 국감을 계속 방해하면 증인 채택 제외 인사를 추가로 채택하고, 국감 마지막날 증인과 참고인을 재소환해 심문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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