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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이명박 공동대표 엘케이이뱅크
주가조작 ‘마프펀드’ 150억 투자”

등록 2007-10-22 21:00수정 2007-10-22 21:04

박영선의원 재경위 국감서 의혹 제기
BBK 주식 없이도 자금운용 ‘지배권’ 행사 가능
한나라 “김경준씨 펀드…이 후보와 관계없어”

비비케이(BBK) 주가조작 사건과 무관함을 주장해온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의 해명과 달리, 이 후보가 주가주작에 동원된 역외펀드 마프(MAF)의 실질적 지배권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후보가 비비케이의 주식을 소유하지 않았더라도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책임을 외면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박영선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22일 국회 재경위원회의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이 후보 소송대리인 김백준씨가 지난 4월27일 미국 엘에이(LA) 지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을 근거로 이런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이 공개한 소장을 보면, 이 후보가 대표로 있던 엘케이이(LKe)뱅크는 2001년 2월, 비비케이가 운용하던 마프(MAF) 펀드의 전환사채에 1250만달러(약 150억원)를 투자했다. 5200여명의 소액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은 이 마프펀드를 이용해 이뤄졌다.

박 의원은 “이 후보가 김경준씨와 함께 엘케이이뱅크 공동주주였기 때문에, 이 후보 동의없이 김씨 혼자 마프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비비케이는 투자자금을 끌어들이는 역할만 했고 실제 주가조작은 마프펀드를 통해 이뤄졌으며, 따라서 핵심은 마프펀드의 실질적 지배자가 누구였느냐였다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박 의원은 “엘케이이뱅크가 마프펀드의 전환사채를 매입하고 마프펀드 자금이 에이엠파파스라는 회사에 유입되고, 이 회사가 다시 엘케이이뱅크를 매입하는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했다”며 “이 후보가 이런 자금세탁 과정을 통해 엘케이이뱅크에 대한 지배권을 유지하면서 펀드 투자금을 개인 몫으로 둔갑시켰다”고 주장했다.

시기상으로는 박 의원 주장이 들어맞는 대목이 있다. 엘케이이뱅크가 마프펀드의 전환사채를 구입한 2001년 2월은 김경준씨가 옵셔널벤처스를 인수한 시점과 겹친다. 옵셔널벤처스의 2차 주가조작 사건은 2001년 7월에 이뤄졌다.


이 후보는 그동안 “나는 비비케이의 주식을 단 한 주도 가지고 있지 않다”며 비비케이와의 연관성을 부인해왔다. 박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 후보는 비비케이 주식을 갖지 않고도 마프펀드에 대한 지배권 행사를 통해 비비케이에 투자된 자금의 운용에 개입할 수 있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박 의원은 “지난 2001년 3월 금융감독원 조사과정에서 비비케이가 마프펀드 주식에 446만여달러(43만여주), 전환사채에 2700여만달러를 투자하는 등 비비케이 자금의 상당 부분이 마프펀드에 투자됐기 때문에, 마프펀드 지배권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마프펀드는 김경준씨의 비비케이가 운용하던 해외펀드이고, 이 후보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박형준 대변인은 “2001년 3월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김경준 자필서명 확인서 및 2002년 4월 검찰의 불기소 이유 고지서에 의하면, 김경준은 비비케이를 단독으로 소유하고 경영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마프펀드는 비비케이가 운영하는 해외펀드라는 사실이 인정됐다”며 “박영선 의원은 허위주장에 앞서, 이 후보가 마프펀드의 지배권을 가지고 있었다는 객관적인 근거자료를 제시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조혜정 황준범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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