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반대 뜻 밝혀…한나라 ‘창 규탄 대회’ 등 시끌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출마 가능성이 점점 짙어지는 가운데 2일 한나라당은 벌집을 쑤신 듯 소란스러웠다.
이날 오전 김명주·이주호·정진섭·이계진 의원 등 당 초선의원 30여명은 국회에서 조찬 모임을 가진 뒤 이 전 총재의 출마 움직임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이들은 성명에서 “이 전 총재의 대선출마는 지금껏 지켜온 명분과 원칙을 저버리는 것”이라며 “이인제씨의 경선불복으로 인한 대선패배 악몽의 당사자로서, 탈당해 ‘제2의 이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한 “이 후보를 도와 대선승리를 이끌어야 하는 것은 당원의 도리이자 본분”이라고 덧붙였다.
당 사무처 당직자들도 이날 ‘이회창 총재님께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총재님의 출마는 실패한 범여권의 좌파정권 연장에 동참하는 것밖엔 안 된다”며 “지난 10년간의 열망과 노력들이 헛되지 않도록 현명한 판단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박종웅 전 의원 등 민주계 인사들의 모임인 ‘민주연대21’도 이 전 총재의 출마를 비판하는 성명을 낸 뒤, 이 전 총재의 개인사무실이 있는 남대문시장에서 ‘이회창씨 분열책동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는 좀더 완곡하게 이 전 총재의 출마를 반대하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날 진해 해군작전사령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 전 총재는 아직도 정권교체에 함께 힘을 모아야 할 상대”라며 “이 전 총재가 잘 결정하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당원교육에서 “지금 한나라당의 승리는 역사의 순리다. 이 길을 막는 사람이 있다면 이것은 역사를 그르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해 이 전 총재를 겨냥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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