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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창’ 찔린 한나라, “추악한 대권욕” 원색 비난

등록 2007-11-07 20:07

한나라당 정형근(왼쪽부터)·이재오 최고위원과 이방호 사무총장이 7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A href="mailto:khan@hani.co.kr">khan@hani.co.kr</A>
한나라당 정형근(왼쪽부터)·이재오 최고위원과 이방호 사무총장이 7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사실상 경선 불복’ 규탄대회 등 전면전 채비
‘동요·이탈 막아라’ 이회창 지원인사 엄벌키로
한나라당은 7일 이회창 전 총재의 대선 출마 선언이 현실화하자, 참았던 분통을 일시에 터뜨리면서 ‘배신자 이회창’을 향한 총공세로 전환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이 전 총재의 출마 기자회견 직후 최고위원회를 소집해,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한나라당은 이 전 총재의 출마가 원칙과 명분 없는 사실상의 ‘경선 불복’이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알려가기로 결정했다고 나경원 대변인이 밝혔다. 또 이 전 총재가 탈당한만큼, 이 전 총재와 한나라당은 별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전면전을 펴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이 전 총재에게 존칭을 써가며 출마를 만류하려 애썼으나, 오후 2시 이 전 총재 기자회견 뒤부터는 “대통령병”, “추악한 권력욕” 등 격한 표현을 써가며 비난을 퍼부었다.

강재섭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전 총재의 출마는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세력을 편가르는 조처”라면서 “어떤 미사여구를 써도 말이 안된다”고 비판했다. 강 대표는 “(마라톤) 42㎞ 중에 41㎞를 지나서 운동장에 들어오는데 옆에서 끼어들어서 테이프를 끊으려는 새치기”라면서 “나 아니면 안된다, 나만이 지난 10년을 되찾아올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대권병’, ‘대통령병’”이라고 맹비난했다.

전재희 최고위원은 “이 전 총재는 ‘정권교체를 위해서 출마한다’고 했지만, 자신이 정권교체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을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온 국민이 다 아는데 어찌 그 분만 모르냐”면서 “이 전 총재는 오늘 출마하기 위해서 지난 5년 동안 무슨 준비와 경쟁을 하고, 무슨 검증을 받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재섭 대표는 8일 오전 특별기자회견을 열어 이 전 총재 출마를 강력하게 비판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이어 시도별, 당협위원회별로 이 전 총재 규탄 기자회견과 규탄대회를 잇따라 열고, 특별 당보도 발행해 배포하는 등 총력전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이 전 총재 쪽으로의 동요 및 이탈을 막기 위해, 기존 탈당자들을 재심사해서 복당시키기로 하는 한편, 당내에서 이 전 총재를 돕는 사람들은 색출해서 엄벌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한나라당 사무처 당직자들도 성명을 내고 “이 전 총재는 자신이 만든 한나라당의 열번째 생일(11월21일)을 며칠 앞두고 당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고, 한낱 개인의 대권욕에 휩싸여 무능정권 교체라는 시대적 흐름을 거스르고 말았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이 전 총재에 대한 강경 일변도의 대응은 좋지 않다”는 반응도 나왔다. 특히 지난 대선 때 이 전 총재 주변에서 일했던 인사들이 그랬다.


이 전 총재 특보를 지낸 한 의원은 “이 전 총재와 다시 합치도록 하는 일을 누군가는 해야 한다. 지나치게 비판만 하는 것은 썩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이 전 총재의 한나라당 복귀나 이명박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나경원 대변인이 전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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