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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1980년대 자주파-평등파 논쟁이 뿌리

등록 2007-12-30 19:56수정 2007-12-30 20:14

[‘친북’ 논란 배경]
통일운동 강조-노동운동 중시 맞서…대선공약 갈등
자주파 대선 패배로 평등파가 ‘종북주의’ 청산 요구
민주노동당 내부 ‘친북’ 논란의 뿌리는 1980년대 운동권의 ‘엔엘(자주파)-피디(평등파) 논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자주파는 통일운동을, 평등파는 노동운동을 그 주된 방법으로 삼았다. 북한에 대한 태도도 두 정파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자주파는 북한의 핵이나 인권 문제보다는 평화와 통일 문제를 우선시한다. 평등파는 북한 체제의 비민주성을 비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잠복해 있던 민노당 내 친북 논란은, 지난해 10월 북한의 핵 실험 때 수면 위로 떠올랐다. 평등파는 즉각 한반도 비핵화를 주장하며 북핵 폐기를 촉구하는 특별결의문 채택을 주장했지만, 자주파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자주파 일각에서는 핵 문제를 북한의 ‘자위권’ 측면에서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북한의 핵 실험에 ‘유감’을 나타내는 선에서 양 진영의 갈등은 봉합됐다.

북핵 실험과 비슷한 시기에 민노당 전직 당직자가 연루된 이른바 ‘일심회 간첩단’ 사건이 터졌다. 당 사무부총장이 당의 내부보고서 등을 북쪽에 넘겨줬다는 사건이었다. 평등파는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지만, 자주파는 국가보안법에 의해 과장된 사건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법원은 이들이 북쪽에 넘긴 정보 가운데 일부를 ‘기밀’로 인정했지만, ‘간첩단’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논쟁 과정에서 ‘친북’ 문제를 둘러싼 내홍은 더 심해졌다.

대선 과정에서 친북 논란은, ‘코리아연방공화국’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선거포스터 5만부가 제작된 뒤 폐기되는 해프닝으로 이어졌다. 코리아연방공화국은 자주파에서 제시한 민노당의 대선 핵심 공약이었다. 선대위 회의에서 코리아연방공화국은 핵심 공약으로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제시돼 삭제가 결정됐지만, 그 문구가 그대로 들어간 선거 포스터 5만부가 인쇄되는 일이 벌어졌다. 선대위는 부랴부랴 이를 회수하고 포스터를 다시 인쇄해야 했다.

다수파인 자주파가 지지한 권영길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71만표(3%)를 얻는 데 그쳤다. 지난 대선(95만표, 3.9%)보다도 못한 참패였다. 평등파는 당 쇄신을 주장하며, 자주파의 ‘종북주의’ 청산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자주파는 평등파의 이런 요구를, 대선 패배를 빌미로 한 ‘정치공세’로 보고 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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