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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박근혜계 공천 탈락땐 다음 대선 ‘기반’ 상실

등록 2008-01-02 20:05수정 2008-01-02 22:45

박 전대표 ‘정면 대응’ 나선 까닭
이명박 불신 커 중재안도 쉽지않을 듯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일 이명박 당선인의 공천 관련 발언을 정면반박하고 나선 데는 이대로 가다간 자신의 세력이 당내에서 고사할지 모른다는 절박감이 깔려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정치보복이 있다면 …”이라는 말까지 써가며 자신의 세력이 공천의 칼날에 베이면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정통 세력으로 자부하고 있는 지지자들이 ‘물갈이’를 이유로 잘리는 것에 대해서도 경계하며 “10년 야당생활 하며 고생한 분들 때문에 정권교체가 이뤄진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나라당 내에서 논의중인 총선 일정
한나라당 내에서 논의중인 총선 일정
평소 ‘원칙’과 ‘소신’을 강조하며 계파를 챙기는 데 다소 인색했던 박 전 대표가 이처럼 강도 높은 발언을 하는 데는, 이번 총선이 향후 ‘5년 전쟁’에 대비할 탄환을 마련할 수 있느냐는 기로라고 판단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지난달 29일 이명박 당선인을 만난 뒤 이규택 의원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해 “여러분들이 공천을 걱정하고 있는 것 다 안다. 하지만 내가 더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 쪽 한 인사는 “이번 총선에서 자파 세력을 한 명이라도 더 살려내지 않으면 5년 뒤엔 당내 경선에도 나갈 수 없는 처지가 될 거라는 데 박 전 대표도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이 당선인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감도 우회적으로 표출했다. 그는 “이 당선인과 (지난주말)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가 (공천 시기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당선인이 분명히 늦추지 않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보도가 달리 나오는 것에 대해서 참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쪽이 공천 연기를 반대하는 이유를 “공천에서 탈락할 경우 이회창 전 총재와 합류할 여지를 남겨놓기 위해서”라고 이 당선인 쪽이 해석하는 것에 대해서도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삭줍기를 다른 당에서 한다 만다 이런 이야기까지 심지어 나오는데, 훌륭한 사람을 뽑아서 국민한테 선택받을 생각을 해야지, 정권교체까지 한 공당으로서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당선인이 ‘국정운영’의 효율성을 들어 공천을 늦추자고 한 데 대해서도, 그는 ‘당 운영의 민주주의’를 명분으로 내세워 반박했다. 그는 “(정치보복이 있다면) 시스템이 붕괴되는 일이다. 결국 규정도 당헌·당규도 소용 없고 승자 쪽에서 마음대로 하는 것이 법이 된다는 이야기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공천에 대해 이처럼 강도높은 비판을 할지라도 당을 뛰쳐나갈 가능성은 아직 낮아 보인다. 박 전 대표 쪽의 한 측근도 “우리가 주인인데 왜 나가느냐”고 말했다. 다만 박 전 대표가 계속 공천 관련 발언을 하는 것은, 자신의 지지자들의 공천 문제가 ‘새 정부 출범’ 등의 이슈로 덮이지 않도록 미리 못박아두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당분간 이 당선인과 박 전 대표의 골을 메울 ‘중재안’이 도출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어느정도 세력균형이 이뤄지던 경선 동안엔 경선룰을 놓고 박 전 대표의 판정승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변했기 때문이다. 절충 역할을 해 온 강재섭 대표도 아직 이렇다 할 중재안을 제시하지 못한 상황이다. 나경원 대변인은 “강 대표가 오늘 오전 최고중진회의에서 3월9일까지는 공천을 확정짓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가, 논란이 일자 “강 대표는 공천이 정치일정에 따라 빨라지거나 늦춰질 수 있다고 했지, 3월9일을 못박지 않았다고 한다”라고 정정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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