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갑 한나라당 의원
“3선이면 국회선 환갑…모범 보이니 박수 쳐달라”
햇볕정책과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강경하게 반대해 대표적 극우 인사로 꼽히는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72·경남 밀양·창녕)이 3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동안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이 그렇게 아름답게 가슴에 와 닿을 수 없었다. 4년전 약속대로 이번을 마지막으로 정치일선에서 물러나려고 한다”고 밝혔다.
5~6공화국 때 안기부 기조실장, 청와대 민정수석, 총무처 장관 등을 지낸 김 의원은 ‘반공보수의 수호자’를 자처했다. 그는 이날도 “김대중정부를 조선노동당 2중대로 규탄하고, ‘북한 퍼주기’라는 말도 처음 만들었다”며 ‘원조보수’로서의 자부심을 드러냈다.
불출마 선언이 고연령대의 다선 의원들에게 퇴진 압박이 되지 않겠냐는 질문에, 그는 “3선은 국회에선 환갑이다. 20년, 30년 (의원을) 하면 그 지역 주민들이 지루해하지 않겠나. 내가 불출마선언을 해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답해, 넌지시 동반 퇴진 뜻을 전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그는 “이제 떠나니 박수라도 한번 쳐달라”고 말했다. 평소의 희망대로, 그는 박수 소리 속에 떠났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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