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총선기획단장으로 선임된 이방호 사무총장(오른쪽)과 김학송 전략기획본부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친박 의원 33명 “공동행동 ” 결의
이방호 단장 등 8명…‘친이명박’ 5명 포함
박쪽 “들러리 아니냐” 고사 위기감 커져
한나라당은 10일 총선 밑그림을 그릴 총선기획단을 구성함으로써 총선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그러나 공천심사위원회(공심위)를 꾸리도록 한 총선기획단 발족을 놓고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이 ‘공천 늦추기’ ‘밀실 공천’ 시도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박 전 대표는 이날 “공천에서 과거로 돌아간다든지, 조금이라도 잘못한다면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를 저지할 것”이라고 못을 박고 나섰다.
단장을 맡은 이방호 사무총장 등 친이명박계 인사 5명, 친박근혜계 인사 3명 등 모두 8명으로 꾸려진 총선기획단은 공심위가 출범하는 1월 말까지 △공심위 구성안 마련 △당원협의회별 실태조사 등 공천 심사 기초자료 수집 △총선 일정·전략 수립 등의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나경원 대변인은 “총선기획단은 공심위가 출범하기 전까지 공심위 활동의 기초를 닦는 기구”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와 ‘친 박근혜’ 의원 33명은 이날 저녁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 모여 “당헌·당규에 공심위가 하도록 돼 있는 일을 총선기획단이 하겠다는 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쪽의 ‘월권’이며, 이 당선인 쪽이 공천 밑작업을 밀실에서 다 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총선 때마다 실무준비기구는 있었지만 공천 권한을 가진 공심위 구성까지 맡긴 건 지나치며, 공심위 구성 전에 ‘한 단계’를 더 만들어 공천을 늦추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시간을 계속 늦춰, 충분한 심사가 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지 않고 공천을 하겠다는 것은 결국 비공식적으로 밀실에서 공천이 이뤄지고, 형식적으로 심사해 발표하겠다는 이야기”라며 빨리 공심위를 구성하라는 요구를 에둘러 전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의원들도 “박 전 대표 말씀에 전적으로 뜻을 같이하고 행동을 함께하겠다”고 결의했다. 공천 발표를 앞당기지 않는다면, 어떤 형태로든 ‘집단행동’에 나서겠다는 ‘경고’를 공개적으로 보낸 셈이다.
박 전 대표 쪽이 이렇게 거세게 반발하는 것은, 당의 무게중심이 급속도로 이 당선인 쪽으로 넘어가면서 ‘고사’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표가 이날 “사당화”, “누가 누구를 ‘물갈이’ 한다는 이야기냐”, “당헌·당규대로 하겠다는 말만이 아니라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는 등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낸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당선인 쪽은 이런 반발이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이다. 이 당선인의 핵심 측근은 “총선기획단 활동 기간은 길어야 보름인데, 그동안 뭘 할 수 있다는 얘기냐. 공심위 구성도 의견을 전달하는 것 뿐인데 뭐가 문제냐”고 박 전 대표 쪽에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당 지도부도 3월 초 공천 일괄발표 방침을 굽히지 않았다. 정종복 제1사무부총장은 “2월 임시국회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이 순조롭게 처리돼야 하고, 새 정부가 안정적으로 출범해야 하는 등 정치 일정상 공천을 앞당기긴 어렵다”고 말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박쪽 “들러리 아니냐” 고사 위기감 커져
한나라당 총선기획단 구성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0일 저녁 서울 여의도 63빌딩 백리향에서 열린 자파 의원 만찬 모임에서 “공천 문제 등과 관련해 당이 사당화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박 전 대표 쪽이 이렇게 거세게 반발하는 것은, 당의 무게중심이 급속도로 이 당선인 쪽으로 넘어가면서 ‘고사’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표가 이날 “사당화”, “누가 누구를 ‘물갈이’ 한다는 이야기냐”, “당헌·당규대로 하겠다는 말만이 아니라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는 등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낸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당선인 쪽은 이런 반발이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이다. 이 당선인의 핵심 측근은 “총선기획단 활동 기간은 길어야 보름인데, 그동안 뭘 할 수 있다는 얘기냐. 공심위 구성도 의견을 전달하는 것 뿐인데 뭐가 문제냐”고 박 전 대표 쪽에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당 지도부도 3월 초 공천 일괄발표 방침을 굽히지 않았다. 정종복 제1사무부총장은 “2월 임시국회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이 순조롭게 처리돼야 하고, 새 정부가 안정적으로 출범해야 하는 등 정치 일정상 공천을 앞당기긴 어렵다”고 말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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