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 대표(오른쪽)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손학규-정동영 회동…화합·쇄신 강조
“자기반성과 자기희생을 위해 한참 가야 한다. 정 후보께서 당의 화합, 쇄신, 자기 희생을 위해 도와달라.”(손학규)
“고릴라 여당이 되게 되어 있다. 손 선배께서 좋은 야당, 강한 야당을 만들어 줄 것으로 믿는다.”(정동영)
설 연휴를 앞둔 5일 아침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대통합민주신당의 두 ‘실세’가 만났다. 정동영 전 장관이 독자세력화 카드를 접은 지 이틀 만이다. 설 연휴 민심에, ‘분열’이 아니라 ‘통합’과 ‘협력’이라는 정치적 메시지로 다가가려는 노력이다. 손 대표 쪽은 우상호 대변인과 이기우 비서실장, 정 전 장관 쪽은 박영선 김현미 의원이 배석했다. 두 사람은 식사 뒤 50분 가량 독대를 했다.
회동 결과는 우상호 대변인이 발표했다. 두 사람은 “반성과 참회, 쇄신과 변화가 우리가 살 길이다. 당의 화합과 결합이 중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정 전 장관은 “화합을 위해 앞장서겠다. 문지기 역할이라도 하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당이 하나가 되어 야당다운 야당, 좋은 야당의 길을 가면 국민의 사랑을 받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우 대변인은 전했다. 또 △정부 조직개편 및 영어 몰입교육에 대한 우려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에 대한 긍정적 평가에 공감했다. 공천과 총선에 대해서는 “한나라당보다 더 ‘반듯한’ 공천을 해서 국민의 지지가 돌아오도록 하자”고 뜻을 모았다.
두 사람의 대화에는 4·9 총선을 앞둔 대통합민주신당의 위기감이 절박하게 배어 있다.
그러나 당 내부의 평가는 싸늘하다. 말은 번듯하지만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총선 출마자는 “대선 참패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선거 패배에 대한 논란으로 쪼개지고 있는 민주노동당이 부러울 지경”이라고 말했다.
한 당직자는 “참패의 주역들이 또다시 나서고 있다. 이대로 가면 우리는 다시 무난하게 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설연휴는 회색이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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