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서울 송파 병 지역구에 공천신청을 한 이계경 의원(왼쪽)과 나경원 의원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 공천심사장으로 나란히 들어가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한나라 강세 서초·강남지역
한나라당의 전통적인 텃밭인 이른바 ‘서울 서초-강남벨트’를 둘러싼 공천 분위기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지난번 총선에선 새로운 얼굴을 영입하는 게 대세였지만, 이번엔 현역 의원들의 ‘굳히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영입된 강남벨트의 초선 의원들 상당수가 이번 4·9 총선 공천에서 일단 안정권에 접어든 양상이다. 초선이면서도 서울시당위원장으로 대선을 치른 공성진 의원(강남을)은 단독으로 공천을 신청했다. 강남갑에선 현역인 이종구 의원에게 경쟁자가 1명 있었지만, 면접심사 뒤 공천심사위원인 이 의원이 단독 후보로 결정됐다.
지난 경선 때 박근혜 전 대표 쪽에서 맹렬하게 활동했던 이혜훈 의원(서초갑)의 경우엔 그동안 몇 차례 친이-친박 사이 공천갈등을 겪으면서 ‘이명박계’ 인물들이 다른 지역으로 방향을 틀었다. 비례대표인 이성구 의원이 도전했지만 고령(66살) 등을 고려하면 존재감이 그다지 크지 않다. 일각에선 이 당선인 쪽에서 막판에 외부 여성 인사를 전략공천할 수 있다는 소문도 있지만, 현역 여성의원 지역에 또다른 여성을 투입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17대 총선 당시 유일하게 강남벨트에서 자리를 지킨 5선의 김덕룡 의원(서초을)에게 8명의 도전자들이 몰린 점도 특이하다. 경쟁자 중엔 대선 기간 비비케이(BBK) 의혹사건의 수비수로 맹활약한 고승덕 변호사가 눈에 띈다.
이 밖에 강남권 이웃 송파 지역에서도 맹형규(갑)·박계동(을) 의원이 지키고 있어, 도전자들이 ‘현역 장벽’을 뚫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제까지 한나라당이 한번도 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던 송파병에선 나경원·이계경 등 여성 비례대표 2명과 이원창 전 의원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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