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심위 “최고위 보류인물 문제없어” 재의결
대구·경북 단수후보 못내고 공천확정 연기
대구·경북 단수후보 못내고 공천확정 연기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위원장 안강민)는 4일 도덕성 시비 등을 이유로 최고위원회가 공천을 보류시켰던 후보 4명의 공천을 재의결했다. 강재섭 대표 등 당 최고위원회가 문제삼으며 재의를 요구했던 후보들이 모두 살아남으로써, 최고위원회와 공천심사위원회 사이의 공천 갈등이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또 공천심사위는 이날 대구·경북을 시작으로 영남권 심사에 들어갔으나 단수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5C최고위가 문제삼은 후보 4명 ‘부활’=공천심사위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전략공천 후보였던 김병묵 전 경희대 총장(서산·태안)과 단수 후보로 내정했던 김학용(안성), 안홍렬(강북갑), 김영일(은평갑) 등 네 후보를 공천하기로 결정했다. 이들 넷은 강재섭 대표 등 당 최고위원회가 공천을 보류하고 재심사를 요구했던 인물들이다. 한나라당 당헌·당규는 최고위원회가 공천심사위에서 정한 공천 후보에 대해 재의를 요구하더라도, 공천심사위원회가 3분의 2 이상 찬성할 경우엔 원안대로 후보를 확정할 수 있다.
공천심사위의 한 관계자는 “최고위가 보류시켰던 후보들을 다시 심사한 결과, 일부 소수 의견은 있었지만, 대다수가 별 문제가 없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공천심사위가 이처럼 ‘보류 후보’들을 다시 ‘부활’시킴에 따라, 최고위원회와의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공천심사위는 지난달에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았던 김무성 최고위원의 공천 문제로 최고위원회와 격돌을 벌인 바 있다. 또한 공천을 받은 이들 가운데 도덕성에서 흠결이 있다고 주장했던 인명진 윤리위원장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5C대구·경북지역 공천 확정 연기=공천심사위 간사를 맡고 있는 정종복 사무1부총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영남권이 워낙 관심지역이기 때문에 다음 심사에 혼란을 가져올 우려가 있어, 후보를 3~4배수에서 2~3배수로 압축했을 뿐 단수 후보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현역 의원은 한 명도 탈락하지 않았으나 몇몇 의원은 추가 여론조사 대상에 올랐다”고 덧붙였다. 공천심사위는 이날 이 지역의 공천 내정자를 발표하지 않았으나, 내부적으론 몇몇 의원들은 공천을 하기로 잠정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천심사위가 이처럼 대구·경북지역 공천에 뜸을 들이는 이유는, 이 지역 심사 결과가 앞으로 진행될 부산·울산·경남 심사에 연쇄반응을 촉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에서 ‘박근혜계’ 인사들이 대거 탈락할 경우, 영남 전지역이 분란에 휩싸이며 당이 요동칠 수 있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영남권은 ‘박근혜계’의 주력 부대가 포진해 있는 지역이다. ‘박근혜계’로선 계파를 유지할 수 있느냐는 절박성이 걸린 반면, ‘이명박계’에겐 당권 장악을 위한 거점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한나라당은 5일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심사한 뒤 6~7일께 영남권 심사를 마무리하고 영남지역 공천자를 일괄 발표할 예정이다. 오는 주말께 공천갈등은 정점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유주현 조혜정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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