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의 ‘공천 혁명’에 자극받은 한나라당이 6일 경기도 현역 의원 17명 가운데 5명을 교체하는 대폭적인 공천 물갈이를 단행했다. 그러나 ‘박근혜계’ 핵심 의원 두 명이 탈락한 데 대해 박근혜 전 대표가 자신을 겨냥한 ‘보복 심사’라고 강력히 반발해, 공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공천심사위원회(위원장 안강민)를 열어 경기지역 공천자 17명을 확정했다. 4선의 이규택(이천·여주), 3선의 이재창(파주) 의원과 초선인 한선교(용인수지), 고조흥(포천·연천), 고희선(화성) 의원 등 지역구 현역 의원 5명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이 가운데 이규택 의원과 한선교 의원은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각각 박근혜 캠프의 선거대책위 부위원장과 수행단장을 맡는 등 핵심으로 활동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들 의원들의 탈락을 자신을 겨냥한 ‘표적 공천심사’라고 강력히 반발하며, 7일과 8일 예정됐던 서울지역 후보사무실 개소식 및 필승 결의대회 참석 일정 등 공식 일정을 취소한 채 자택 칩거에 들어갔다. 박 전 대표는 공천 결과를 전해들은 뒤 “그동안 제일 우려했던 일이 지금 현실로 벌어지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로 보거나 의정활동에 하자가 없음에도 단지 나를 도왔다는 이유로 탈락시킨 것은 표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고 이정현 전 대변인이 전했다. 박 전 대표는 “이것은 정말 잘못된 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납득할 만한 이유를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라며 공천심사위의 해명을 요구했다. 한선교 의원 등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도 재심을 요구하는 등 반발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는 이번 주말과 다음 주초 각각 서울과 영남권의 공천자 상당수를 확정할 예정이다. 특히 한나라당은 통합민주당의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 손끝에서 시작된 ‘공천 태풍’을 외면할 수 없는 처지여서 현역 의원 교체의 폭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안강민 공천심사위원장은 이날 밤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영남지역도 어느 정도 물갈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가 이날 확정한 경기지역 공천자 17명 가운데 현역 의원은 한선교 의원을 꺾은 ‘이명박계’ 윤건영 의원과, 정진섭(광주) 의원, 이재창 의원을 물리친 ‘박근혜계’ 황진하 의원(파주) 등 세 명에 그쳤고, 나머지 지역에선 정치 신인들이 대거 공천됐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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