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계 ‘살생부’ 개정판 거듭 나오며 뒤숭숭
‘이명박계’ 쪽에서 ‘박근혜계’의 공천 탈락자 명단인 ‘살생부’를 만들었다는 소문에 이어, 이번엔 박근혜 전 대표가 꼭 살려야 할 자파 명단을 직접 작성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박근혜계 인사는 “박 전 대표가 최근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공천을 받아야할 사람들의 명단을 만들었고, 이를 ‘가이드라인’으로 삼도록 박근혜계 공심위원 쪽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아무리 세력이 밀리더라도, 마지막까지 지켜내야 할 최후의 마지노선을 내부적으로 정했다는 것이다. 이 리스트엔 아직 심사가 남아 있는 이혜훈(서울 서초갑), 유승민(대구 동을), 김무성(부산 남을), 심재엽(강원 강릉) 등 서울·대구·강원 지역의 의원 이름이 여러명 올라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는 최근 공천 심사에서 자파 의원들이 불이익을 받는다는 생각을 하면서부터, 공심위 쪽과 직접 통화를 하면서 사안을 챙기고 있다고 한다.
최근 당 안팎에선 ‘이명박계’에서 만든 살생부가 나돌며 분위기가 더욱 험악해지고 있다. 공천 심사가 진행되며 몇차례 개정판이 나왔다는 이 명단엔 날로 이름이 늘어가고 있다. 이름이 올라 있는 이들은 불안에 떨며 살생부의 진위를 캐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직접 명단을 만들었다는 얘기가 설득력있게 퍼지는 것은 그만큼 박근혜계의 곤궁한 처지를 반증하는 셈이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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