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최측근 방통위원장 내정 → 심재철 “KBS사장 사퇴 1순위” 발언 → 한나라당 일각 “MBC 민영화” 거론 → 방송장악 ‘수순’?
한나라당이 방송에 집요한 집착을 나타내고 있다. 13일에는 정연주 <한국방송> 사장을 ‘교체대상 1순위’로 지목하며 사퇴를 압박했다. 당 한쪽에선 <문화방송>을 민영화해야 한다는 얘기도 계속 흘러나온다. 야당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카드도 밀어붙이고 있다.
심재철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정연주 케이비에스 사장이 사퇴 1순위다. 버티겠다는 사람들의 강짜가 정권교체를 명령한 국민의 뜻보다 우선할 수 없다”며 “정 사장으로 인해 케이비에스가 정권의 확성기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조 등 내부에서도 (정 사장에게) 반발하고 있다. 방송을 좌파 이념의 선전도구로 전락시킨 정연주 사장은 임기제로 자신을 욕되게 하지 말고 거취를 정해야 한다”며 ‘색깔공세’까지 퍼부었다.
한나라당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들은 <문화방송> 민영화 얘기도 계속 꺼내고 있다. 박찬숙 의원은 최근 민영화의 대상으로 <문화방송>과 <한국방송 2TV>를 꼽은 바 있다. 또다른 문광위 소속의 한 의원도 “문화방송 민영화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민영화를 무리 없이 추진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움직임은 영향력이 큰 방송매체를 정치적으로 통제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최수현 언론노조 정책실장은 “한나라당이 교체 대상 기관장 1순위로 한국방송 사장을 겨눈 이유는 지난 10년간 정권을 잡지 못한 게 방송 탓이라는 인식 때문”이라며 “방송정책을 좌우할 막강한 권한을 가진 방송통신위원회가 대통령 직속이 됐기 때문에 <한국방송> 사장만 갈아치우면 자신들에게 유리한 언론환경이 조성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방송을 확실히 장악하면 재집권이 용이해질 것이라는 인식과도 직결된다. 정연주 <한국방송> 사장의 임기는 2009년 11월이어서 아직 임기가 많이 남아 있다.
한나라당 내부의 정치적 역학관계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당직을 맡고 있는 핵심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최측근인 최시중씨를 방송통신위원장으로 그냥 보내는 게 아니다”라며 “문화방송 민영화를 통해 박근혜 전 대표를 무력화하는 등 방송 재편 움직임이 구체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화방송> 민영화를 추진함으로써 박근혜 전 대표와 무관하지 않은 정수장학회의 힘을 빼는 등 다목적의 정치적 노림수가 있다는 것이다. 당 문광위 소속의 한 의원은 “문화방송 자본금을 증자하는 등의 방법으로 민영화를 하면 정수장학회는 손을 쓰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임석규 김동훈 기자 sky@hani.co.kr
한나라당 내부의 정치적 역학관계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당직을 맡고 있는 핵심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최측근인 최시중씨를 방송통신위원장으로 그냥 보내는 게 아니다”라며 “문화방송 민영화를 통해 박근혜 전 대표를 무력화하는 등 방송 재편 움직임이 구체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화방송> 민영화를 추진함으로써 박근혜 전 대표와 무관하지 않은 정수장학회의 힘을 빼는 등 다목적의 정치적 노림수가 있다는 것이다. 당 문광위 소속의 한 의원은 “문화방송 자본금을 증자하는 등의 방법으로 민영화를 하면 정수장학회는 손을 쓰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임석규 김동훈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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