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을 지역구에 출마하는 이재오 한나라당 전 최고위원이 19일 오후 연신내 거리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천개입 안해…이재오 죽이기”
‘공천을 주무른 사람’으로 지목돼 당 안팎으로부터 시달림을 받고 있는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19일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시비에스> 라디오 ‘뉴스레이다’에서 “공천 때가 되면 누군가를 표적으로 만들어야 하고, 누군가에게 화풀이를 해야 하고 다 그렇게 한다. 권위주의 시대처럼 뒤에서 누가 공천에 개입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공천 개입설을 일축했다.
그는 “제가 직접 (이명박 대통령을 돕도록) 연결했던 사람들만 52명이 공천에서 탈락해 얼굴을 들 수가 없다. 주변 사람들은 나 때문에 불이익을 당했다고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죽이기’가 아니라) ‘이재오 죽이기’가 맞는 말이다. 공심위가 저를 너무 의식해 제 측근으로 알려진 사람은 배제하자는 어떤 묵언 같은 게 있었다”며 ‘역차별론’을 폈다.
이 전 최고위원이 이처럼 공개적으로 ‘결백’을 주장한 것은, 이명박계 내부의 견제가 갈수록 커지면서 김양수·이재웅·고조흥 의원 등 ‘이재오계’ 인사들이 공천을 받지 못했고, 바깥에선 박 전 대표 쪽의 공세가 나날이 거세져 자신이 ‘내우외환’에 처했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그를 공격하는 선봉에 선 김무성 의원은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이방호 사무총장의 견제로 자기가 목표한 숫자만큼 공천을 못 받은 것은 맞지만, 이 전 최고위원이 ‘박근혜 죽이기’의 선두에 섰고, 가장 많은 ‘지분’을 챙긴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공격의 날을 더 세웠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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