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갑에 출마한 최재천 통합민주당 후보가 6일 오후 옥수동에서 거리 유세를 벌이던 중 진수희 한나라당 후보의 유세 차량이 그 앞을 지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현장/초접전 서울 성동갑 ‘진수희 vs 최재천’
강남 대체지 부상 속 두 후보 엎치락뒤치락
이주-원주민 지지 갈려…대선 후보 ‘입’ 대결 6일 오전 동호대교를 강남에서 강북 쪽으로 건너니 오른편으로 한강에 맞닿아 있는 푸르지오 아파트 단지가 눈에 들어왔다. 성동구 금호4가동의 ‘서울숲 푸르지오’는 작년 7월 입주가 시작된 새 아파트다. “이사온 지 석달밖에 안 돼 잘 몰라요. 어쨌든 한나라당을 찍을래요.” 용인 수지에서 왔다는 조아무개(51)씨가 운을 뗐다. 분당과 맞붙은 수지는 경기도의 대표적 부촌이다. 곁에 있던 남편 임아무개(52)씨가 덧붙였다. “진수희(성동갑 한나라당 후보)는 잘 모르고 최재천(통합민주당 후보)은 개인적으로 똑똑한 것 같아요. 그러나 아직 민주당은 못 믿겠고 한나라당은 정권 잡은 지 얼마 안 됐으니 좀더 밀어줘야죠.” 서울 성동구는 달동네가 많아 전통적으로 야당이 강세였다. 4년 전에는 최재천 후보가 탄핵 바람까지 업은 가운데 쉽게 이겼다. 그러나 이번엔 최, 진 후보간 오차범위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2일 <한겨레> 조사에서 최 후보 32.8%, 진 후보 31.5%였으며, 같은 날 <조선일보> 조사에선 진 후보 38.1%, 최 후보 35.2%였다. 성동갑은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대변인이었던 진 후보와 대선에서 정동영 후보의 대변인이었던 최 후보간의 ‘대변인 맞대결’이라 주목받기도 한다. 사정 변화는 이 지역이 최근 강남의 대체 수요지로 부상한 것과 무관하지 않은 듯했다. 지난 2월 사상 최고 분양값을 경신했던 ‘한숲 이편한세상’과 ‘갤러리아 포레’도 바로 성동갑 관내에 들어선다. 진수희 후보의 양나희 비서관은 “재개발 등으로 외부 유입이 많아진 점은 한나라당에 불리하지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금호동 금남시장에서 건강원을 운영하는 오아무개(61)씨도 “최 후보가 되길 바라지만 이번엔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오씨는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원주민이 자꾸 빠져나가는 것도 불리하지만, 4년 전 탄핵 정국에서 쉽게 당선돼서인지 최 후보가 지역관리에 소홀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30대의 생각은 또 달랐다. 시장에서 떡을 사던 아주머니 윤아무개(37)씨는 “최 후보가 텔레비전 토론프로그램에도 자주 나오고 논리적이어서 잘 찍어줬다고 생각했다”며 “이번에도 또 찍어주려 한다”고 말했다.
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
이주-원주민 지지 갈려…대선 후보 ‘입’ 대결 6일 오전 동호대교를 강남에서 강북 쪽으로 건너니 오른편으로 한강에 맞닿아 있는 푸르지오 아파트 단지가 눈에 들어왔다. 성동구 금호4가동의 ‘서울숲 푸르지오’는 작년 7월 입주가 시작된 새 아파트다. “이사온 지 석달밖에 안 돼 잘 몰라요. 어쨌든 한나라당을 찍을래요.” 용인 수지에서 왔다는 조아무개(51)씨가 운을 뗐다. 분당과 맞붙은 수지는 경기도의 대표적 부촌이다. 곁에 있던 남편 임아무개(52)씨가 덧붙였다. “진수희(성동갑 한나라당 후보)는 잘 모르고 최재천(통합민주당 후보)은 개인적으로 똑똑한 것 같아요. 그러나 아직 민주당은 못 믿겠고 한나라당은 정권 잡은 지 얼마 안 됐으니 좀더 밀어줘야죠.” 서울 성동구는 달동네가 많아 전통적으로 야당이 강세였다. 4년 전에는 최재천 후보가 탄핵 바람까지 업은 가운데 쉽게 이겼다. 그러나 이번엔 최, 진 후보간 오차범위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2일 <한겨레> 조사에서 최 후보 32.8%, 진 후보 31.5%였으며, 같은 날 <조선일보> 조사에선 진 후보 38.1%, 최 후보 35.2%였다. 성동갑은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대변인이었던 진 후보와 대선에서 정동영 후보의 대변인이었던 최 후보간의 ‘대변인 맞대결’이라 주목받기도 한다. 사정 변화는 이 지역이 최근 강남의 대체 수요지로 부상한 것과 무관하지 않은 듯했다. 지난 2월 사상 최고 분양값을 경신했던 ‘한숲 이편한세상’과 ‘갤러리아 포레’도 바로 성동갑 관내에 들어선다. 진수희 후보의 양나희 비서관은 “재개발 등으로 외부 유입이 많아진 점은 한나라당에 불리하지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금호동 금남시장에서 건강원을 운영하는 오아무개(61)씨도 “최 후보가 되길 바라지만 이번엔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오씨는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원주민이 자꾸 빠져나가는 것도 불리하지만, 4년 전 탄핵 정국에서 쉽게 당선돼서인지 최 후보가 지역관리에 소홀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30대의 생각은 또 달랐다. 시장에서 떡을 사던 아주머니 윤아무개(37)씨는 “최 후보가 텔레비전 토론프로그램에도 자주 나오고 논리적이어서 잘 찍어줬다고 생각했다”며 “이번에도 또 찍어주려 한다”고 말했다.
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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