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형오 전 원내대표, 안상수 원내대표, 남경필 의원, 공성진 의원, 정두언 의원
이명박 직계, 당분간 MB 친정체제 가능성
‘관리형 좌장’에 김형오·안상수 등 주목
‘관리형 좌장’에 김형오·안상수 등 주목
‘설마’했던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낙마가 현실화하자, 이명박계의 좌장을 누가 맡을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으로선, 이명박 대통령에게 불리했던 당내 권력 지형을 전투력 하나로 헤쳐온 이 전 최고위원의 위력을 대신할 사람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고 ‘형님’ 이상득 국회 부의장이 직접 나설 수 도 없다.
당내에선 당분간 이 대통령의 친정체제가 굳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엔 이 대통령의 정책을 차근차근 뒷받침해나갈 ‘관리형 대표’ 모델을 상정해 볼 수 있다. 당 안에서는 이번에 5선에 성공한 김형오 전 원내대표가 평소 소리를 안 내는 ‘용각산’ 스타일이란 점에서 관리형 대표의 적임자라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거칠고 과격한 어법으로 이 대통령의 뜻을 ‘200%’ 대변하는 안상수 원내대표도 주목의 대상이다. 안 원내대표는 10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평가하며 “박근혜 전 대표의 정치적 승리라고 보지 않는다. 자기 계파라고 해서 음성적으로 돕는 것은 비판의 여지가 많다”고 날을 세웠다. 앞으로 ‘박근혜 저격수’를 자임하며 강경 이명박계의 수장으로서 자신의 입지를 세우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이 대통령과 ‘일머리 코드’가 맞아 ‘여자 이명박’이라고 불리는 전재희 최고위원도 가능하다.
소장파들이 내부 논의를 거쳐 전략적으로 최고위원직에 출마해 대표를 노릴 수도 있다. 18대 국회에서 4선 의원이 되는 남경필 의원, 서울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공성진 의원 등도 뜻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대선 때 이 대통령의 핵심 참모 역할을 한 정두언 의원도 욕심이 있다. 지난달 말 이상득 부의장 퇴진을 촉구하는 서명에 참여했던 소장파 55명 중 살아 돌아온 이명박계는 28명에 이른다. 소장파들이 단합한다면 나름의 세를 형성할 수 있다.
한편, 정몽준 최고위원은 선거 직후 “선출직 최고위원 5명에 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대표 도전 뜻을 밝혔으나 범이명박계로선 마뜩찮아 하는 분위기다. 정 최고위원이 이명박계의 이해관계를 대변할 것이라는 기대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이재오 전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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