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석 통합민주당 원내대표와 당직자들이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회의에서 17대 마지막 임시국회 대책과 18대 총선 당시 뉴타운 공약 남발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여야 원내대표 한달간 민생법안 처리엔 합의
한 “FTA 표결각오”-민 “논의하되 처리안해”
한 “FTA 표결각오”-민 “논의하되 처리안해”
김효석 통합민주당 원내대표와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오는 25일부터 한달 동안 4월 임시국회를 열어 민생 관련 법안을 처리하기로 15일 합의했다. 하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 동의안의 경우 원내 다수당인 민주당이 이번 국회에서 처리하지 않기로 해 18대 국회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최재성 민주당 원내 대변인과 김정훈 한나라당 원내 공보 부대표는 원내대표 회담 뒤 공동 브리핑을 통해 “민생 관련 법안을 최우선적으로 처리하되, 규제완화 관련 법안과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 동의안은 사안별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4월 임시국회에서 미성년자 대상 범죄 방지 관련법 등이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 동의안과 출자총액 제한제 폐지, 금산분리 완화 등에서 두 당의 태도가 엇갈려 치열한 힘 겨루기가 예상된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 동의안 처리와 관련해 안상수 원내대표는 “표결을 각오하고서라도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안 원내대표는 “손학규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안에서도 찬성하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표결을 하면 통과되리라고 본다”며 “노무현 정부가 체결한 협정이니 17대 국회에서 마치는 게 맞다. 총선도 끝났으니 민주당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원내대표 회담에서도 “우리가 먼저 통과시키는 것이 미국 의회의 비준에 도움이 된다”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하지만 김효석 민주당 원내대표는 4월 국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 동의안을 처리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그는 이날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 동의안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오늘 오전 원내대표 회담에서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에게 ‘논의는 할 수 있지만, 처리는 하지 않는다’는 우리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미국 의회가 처리를 미루고 미국 민주당의 대선주자인 오바마와 힐러리가 모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마당에 우리가 서둘러 덜렁 처리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미국이 어떻게 하는지를 봐가며 대처하는 것이 우리 국익에 맞다”고 말했다.
그는 “4월 임시국회에서는 민생 관련 법안 처리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며 등록금 상한제, 고등교육법 개정안, 어린이 보호를 위한 특별대책법안(일명 혜진·예슬법), 유류세 추가 인하 등을 우선 처리 대상으로 꼽았다.
조혜정 강희철 기자 zest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