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 위 유관 기업·단체로부터 120만원 이상 후원금을 받은 사례
기업·단체 유관 상임위 의원 후원
건교위·문광위·재경위 ‘역시 쏠쏠’
건교위·문광위·재경위 ‘역시 쏠쏠’
선관위 고액기부자 명단공개
지난해 국회의원 고액 후원금(120만원 이상)은 모두 109억3574만원으로, 전체 국회의원 후원금의 26.4%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5일 공개한 ‘2007년도 연간 12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을 보면 고액 기부자는 모두 3604명이었으며, 무소속 이해찬 의원이 2억2150만원으로 고액기부금 액수가 가장 높았다. 지난해 고액 기부자 가운데는 4·9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이들이 눈에 띄었다. 단체·기업들의 유관 상임위 기부 쏠림 현상도 여전했다.
■ ‘촌지성’ 후원금 =고액 기부자 중에는 18대 총선에 출마한 이들이 있어, 이들이 공천을 따내려고 미리 두둑한 ‘촌지’를 건넨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경기 여주·이천에서 당선된 이범관 한나라당 당선인은 지난해 11월26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한테 500만원을 후원했다. 서울 관악을에 한나라당 공천을 받고 출마했다 낙선한 김철수씨도 강 대표한테 지난해 1월31일 500만원을 냈고, 한나라당 공천에서 떨어진 현명관 제주도당위원장은 7월9일 300만원을 기부했다. 경기 용인 처인구에 출마했다 낙선한 여유현씨는 한나라당 소장파 실세로 떠오른 정병국 의원한테 500만원을 후원했다.
구청장이나 시·군·구의원들이 자신들의 공천을 쥐락펴락하는 지역구 의원들한테 기부금을 낸 경우도 적지 않았다. 김충용 종로구청장과 나재암·김귀환 서울시 의원은 박진 한나라당 의원한테 각각 200만원, 180만원, 200만원을 후원했다. 박장규 용산구청장, 이종필 서울시의원, 김근태 용산구의원은 진영 한나라당 의원한테 각각 200만원, 210만원, 306만원을 냈다. 최선길 도봉구청장은 강재섭 대표한테 200만원을 후원했다.
한편, 지난해 대선 때 ‘욕쟁이 할머니’를 등장시킨 이명박 대통령 광고를 제작해 화제를 일으켰던 그레이프커뮤니케이션즈의 채수삼 회장은 지난해 11월14∼15일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한테 200만원을 후원해 눈길을 끌었다. 또, 대통령직인수위 자문위원 신분으로 부동산 투자 상담을 하다 물의를 빚은 고종완 아르이(RE)멤버스 대표는 당선인 비서실장을 지낸 임태희 한나라당 의원한테 500만원, ‘한반도 대운하 추진본부장’을 맡았던 박승환 한나라당 의원한테 300만원을 기부했다.
■ 상임위 유관 단체·기업 후원 여전 =고액 기부자 명단이 발표될 때마다 ‘윤리성 시비’를 불러일으키는 각 상임위 유관단체나 기업의 기부와 건설교통위·문화관광위·재정경제위 기부 쏠림 현상도 여전했다.
건교위 소속 강창일 민주당 의원은 손천수 라온건설 회장과 서일레미콘한테서 각각 500만원씩을 후원받았고, 김재경 한나라당 의원은 지역 건설사 3곳 등에서 1350만원을 받았다. 박성배 대한건설협회 충남도회장은 정진석 의원한테 270만원을 후원했고, 계룡건설은 정진석·이진구 의원한테 각각 300만원, 570만원을 기부했다. 문광위에선 김재윤 민주당 의원이 공성용 제주케이블티브이방송 회장한테서 500만원, 이창연 서점연합회장한테서 200만원을 후원받았고, 박찬숙 한나라당 의원은 한광일 화진포 해양박물관장한테서 500만원, 조각가 박실씨한테 240만원을 기부받았다. 재경위에선 엘에스(LS)산전 구자균 사장이 문석호 민주당 의원한테 500만원을, 이화언 대구은행장이 안택수 한나라당 의원한테 200만원을 후원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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