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박희태·남경필·원희룡…이젠 박근혜까지
일부 소장파 ‘박대표론’…복당·대통령뜻 걸려 힘들 듯
‘복당 문제’로 한나라당이 겉돌면서 ‘화합형 대표론’이 새삼 거론되고 있다. ‘돌파형 대표론’과 ‘관리형 대표론’이 구체적인 대안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나온 궁여지책이긴 하지만, 논의 진전에 따라선 한나라당 구도를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우선적으로 거론되는 ‘화합형 카드’는 박희태 전 국회 부의장이다. 박 부의장은 28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서 당권 도전과 관련해 “이제부터 한번 생각해보겠다”며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이명박계는 물론, 박근혜계에서도 ‘박희태 대표론’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낙천한 인사를 당 대표로 내세우는 것은 공천 잘못을 시인하는 꼴이라는 반발에 부닥칠 수 있다.
수도권 소장파를 중심으로 일부 이명박계 의원들은 ‘박근혜 대표론’을 주장하고 나왔다. 이명박 대통령의 한 핵심 측근은 28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국민들이 한나라당에 153석을 준 것은 당이 화합하라는 뜻”이라며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인 박근혜 전 대표가 7월 전당대회에 당 대표로 나서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재선의원도 “당내 계파 문제는 박 전 대표가 당 대표가 되면 자연스레 해소될 것으로 본다”며 ‘박근혜 대표론’에 힘을 보탰다.
이명박계 안에서 이런 주장이 고개를 드는 것은, 대중적 지지도가 높은 박 전 대표의 도움이 없이는 당도 정부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박 전 대표가 구박받는 ‘신데렐라’로 내팽개쳐져 있는 한, 그 비난은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고스란히 뒤집어쓰게 된다는 것이다. 이재오 의원의 낙마로 이명박계에서 내세울 만한 마땅한 ‘얼굴’이 없다는 현실적인 고민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표론’은 이명박계 안에서도 이재오 전 최고위원과 행보를 달리해 온 그룹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당 대표’ 구상엔 너무 많은 걸림돌이 있다. 당장 탈당파들의 복당이 문제다. 박근혜 대표론을 주장하는 이들도 “당 틀이 갖춰지기도 전에 인위적인 정계개편을 해선 안 된다”며 박근혜 대표론과 복당론은 별개의 문제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의 생각이다. 무엇보다도 ‘박근혜 대표’가 되려면, 사실상 이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를 ‘정치적 동반자’로 인정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몇몇 박근혜 대표론자들은 조만간 이 대통령을 만나 이런 뜻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계 안에서 이런 다양한 논의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결국 ‘누구’를 내세울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재섭 대표는 이미 여러 차례 당권에 재도전할 뜻이 없다고 못박았다. 6선이 된 김형오 의원은 국회의장 쪽으로 마음이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관리형 대표’로 거론되던 안상수 원내대표는 국회의장 쪽도 타진하고 있다. 정몽준 최고위원도 유력 주자로 거론되지만, 당내 기반이 턱없이 부족하다. 수요모임 출신 가운데 최다선(4선)인 남경필 의원과 3선인 원희룡·정병국 의원은 아직 ‘당 대표’가 되기엔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이명박계 안에서 이런 다양한 논의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결국 ‘누구’를 내세울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재섭 대표는 이미 여러 차례 당권에 재도전할 뜻이 없다고 못박았다. 6선이 된 김형오 의원은 국회의장 쪽으로 마음이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관리형 대표’로 거론되던 안상수 원내대표는 국회의장 쪽도 타진하고 있다. 정몽준 최고위원도 유력 주자로 거론되지만, 당내 기반이 턱없이 부족하다. 수요모임 출신 가운데 최다선(4선)인 남경필 의원과 3선인 원희룡·정병국 의원은 아직 ‘당 대표’가 되기엔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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