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김형오 의원(왼쪽)과 이윤성 의원이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18대 국회 의장 후보와 부의장 후보로 각각 선출된 뒤 함께 인사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둘 다 합리적 친화력 뛰어나
‘도청 전문가’ ‘간판 앵커’ 유명
‘도청 전문가’ ‘간판 앵커’ 유명
김형오·이윤성 의원이 2일 한나라당 국회의장·부의장 후보로 선출됨으로써 18대 국회 전반기의 국회의장·부의장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김형오 의원(5선)이 경쟁자인 안상수 의원(4선)을 누른 것은 그동안 다선 의원이 의장직을 맡아온 국회 관행을 많은 의원들이 따랐기 때문이란 게 중론이다. 여야가 부닥칠 일이 산적한 최근의 정치 상황에선 ‘전투형’보다 ‘화합형’이 의장으로 적합하다는 의원들의 평가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이날 의장 후보로 선출된 뒤 “야당과도 가슴을 열고 대화하겠다. 항상 국민과 함께 초심의 자세로 일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동아일보> 기자를 하다 1978년 외교안보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겼고, 92년 민주자유당 공천을 받아 14대 국회에 입성한 뒤 부산 영도에서만 내리 5번 당선됐다. 이날 경선에서 김 후보와 경쟁했던 안상수 의원은 이만섭·김원기·임채정 전 의장에 이어 또다시 <동아일보> 출신인 김 의원이 의장 후보로 나선 것을 거론하며, “입법부의 수장이 동아일보 출신만 네 번째 되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도청 전문가’로 통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으로 98년부터 안기부·국정원의 휴대전화 불법 도·감청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 이를 정치쟁점화하는 데 성과를 거두었다. 99년엔 이를 정리해 <엿듣는 사람들>이란 책을 펴냈다. 2005년 ‘옛 안기부 불법도청 사건’이 드러나면서 그의 주장 상당 부분이 사실로 확인됐다.
하지만 그는 원내대표로 있던 2006년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 파동 때 국회 본회의장 점거 밤샘시위를 벌인 ‘전력’이 있다. 이런 상황이 되풀이될 경우 그가 국회의장으로서 어떻게 풀어갈지도 관심거리다.
국회 부의장 후보에 단독 출마해 당선된 이윤성 의원(4선·인천 남동갑)은 25년 동안 기자 생활을 하며 <한국방송> 간판 앵커로 얼굴을 알렸다. 17대 땐 국회 개혁특위 위원장을 지내며, 인사청문 대상을 모든 국무위원과 헌법재판소 재판관, 중앙선관위원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국회법을 개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18대 당선 뒤 스스로 “나도 이젠 말 좀 해야겠다”고 할 만큼, 4선 의원에 걸맞은 중량감은 떨어진다는 평도 나온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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