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전당대회 일정
7명 출사표…계파대결 성격 약해
한나라당의 차기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을 뽑는 전당대회(7월3일)가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선의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
18일 현재 출마 뜻을 밝힌 이들은 정몽준·박희태·허태열·공성진·진영·김성조·박순자 후보 등 7명이다. 현재로선 대중적 인지도를 앞세운 정몽준 최고위원과 이명박계를 대표하는 원로인 박희태 부의장 두 사람이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이재오계의 세를 등에 업은 공성진 의원이 맹렬히 추격전을 펼치고 있으며, 박근혜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인 허태열 의원이 가세할 예정이다. 출마 여부를 고심해온 허 의원은 이르면 19일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진영 의원은 온건 박근혜계, 김성조 의원은 박 전 대표 쪽과 강재섭 대표 쪽 모두와 가까운 것으로 분류된다. 재선의 박순자 후보는 여성 몫을 노리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선 1만여명 미만의 대의원 투표가 70%, 일반 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가 30% 반영되며 한 사람의 대의원이 2명의 후보를 선택하는 1인2표제로 실시된다.
지난해 12월 입당해 당내 기반이 취약한 정 최고위원은 총선 당일부터 당 대표 출마 의지를 밝힌 뒤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정 최고위원 쪽은 여론조사에서의 우위와 참신한 이미지를 앞세우며 대의원들을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차기 대권 주자이기 때문에 당내 화합에 부담이 되리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박희태 전 부의장 쪽은 정치적 경륜과 정치력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으나, 나이가 많고 원외라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이번 전당대회는 강재섭 대표와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각각 박근혜계와 이명박계를 대표해 치열한 대리전을 펼쳤던 지난 2006년 전당대회와 사정이 다른 편이다. 양 계파의 불꽃튀는 접전 대신 정몽준-이명박계-박근혜계의 미지근한 경쟁이 벌어지는 셈이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대의원들이 새로운 인물을 선택할 것이냐, 기존의 구도대로 표를 던질 것이냐가 관건”이라며 “한나라당 유권자들은 매우 전략적 투표를 하기 때문에 이번처럼 계파 투표적 성격이 약할 경우엔, 한 표는 ‘대표감’이라고 생각하는 후보, 한 표는 지지하는 계파 후보에게 나눠서 던질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이유주현 성연철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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