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대표는 누구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1950년 9월에 태어난 ‘전쟁둥이’다. 전북 장수 빈농의 집안에서 태어나 고학 끝에 고려대 법대에 들어갔고, 총학생회장에 선출돼 70년대 반독재 투쟁에 나서기도 했다.
대학 졸업 뒤에는 대기업 종합상사에 들어가 미국 지사에서 10년 넘게 근무했다. ‘실물경제’를 익힌 몇 안 되는 정책통으로 꼽히는 이유다.
1995년에 정치권에 입문해 이듬해 15대 총선에서 처음으로 당선됐고, 그뒤 국민회의 원내부총무, 정책조정위원장, 새천년국민회의 정책위의장 등 주요 당직을 차근차근 거쳤다. 2005년에는 열린우리당 의장이 돼 사립학교법을 개정하는 개가를 올렸다. 그러나 이듬해 벽두에 당 의장 자리를 갑자기 버리고 산업자원부 장관으로 입각한 일은 두고두고 비판거리로 남아 있다.
그는 열린우리당 의장을 두 차례나 지냈지만, 모두 비상 상황에서 이뤄진 추대 형식이었다. 이 때문에 사석에서 “지금까지 전국적인 당내 선거에서 당원들의 선택을 받아본 적이 없다”며 ‘선출되지 못한 지도부’의 아쉬움을 여러 차례 나타내기도 했다. 그의 낮은 지명도는 이런 배경에서 비롯됐다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정 대표는 지난 5월 일찌감치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SK’(에스케이)라는 이니셜로 표현했다. 정 대표는 앞으로 2년 동안 제 1야당의 대표로서 대중적인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한 뒤 대선후보로 뛰겠다는 야망을 품고 있다.
‘강한 야당 지도자’를 표방한 정 대표는 6일 수락연설 때부터 이명박 정부를 향한 공격을 시작했다. 정 대표는 “이명박 정권은 대한민국의 위대한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있다. 선배들의 피와 땀이 어린 민주주의, 한반도의 평화, 외환위기를 눈물과 목숨으로 이겨낸 서민과 중산층을 우리 민주당이 지켜내겠다”며 △경찰의 폭력진압 사과와 구속자의 즉각 석방 △인터넷을 포함한 언론 탄압의 중단 △가축전염병 예방법 개정 수용을 정부·여당에 촉구했다. 정 대표는 또 ‘국정 정상화를 위한 여·야·정 원탁회의’를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제안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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