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마주앉는 상임위 ‘옆에 앉게’ 추진

박계동 국회사무총장 “언쟁 커져 자리배치 바꿔야”

여야 국회의원들이 서로 마주보는 현재의 국회 상임위원회 좌석 배치를 바꿔 여야 의원들이 나란히 앉는 방안이 추진된다.

박계동 국회사무총장은 27일 <한겨레>와 전화통화에서 “상임위에서 여야 의원들이 불필요하게 언성을 높이고 싸우는 배경엔 서로 마주하도록 돼있는 좌석배치 탓도 있다”며 “여야 의원들이 마주보고 다투는 모습을 행정부 관계자들은 옆에서 팔짱끼고 구경하는 현재의 자리배치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박 사무총장은 “여야 의원이 마주보는 자리배치는 입법부가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독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여당이 행정부를 대신해 야당과 맞서는 구조”라며 “여야 의원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면 여야의 소모적 정치공방을 줄이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야의 ‘정치공방적 좌석배치’를 입법부의 행정부에 대한 ‘정책견제적 좌석배치’로 고치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상임위는 행정부 관료를 마주보고 여야 의원들이 나란히 앉도록 돼있다.

박 사무총장은 “여러 나라의 상임위 배치구도를 검토한 뒤 여론을 수렴하고 국회의장 및 여야 원내대표와 협의를 거쳐 좌석배치 변경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재성 민주당 대변인은 “모든 상임위의 좌석배치를 죄다 바꾸려면 상당한 예산이 들 텐데 그렇게 한다고 상임위의 효율성이 얼마나 높아질지 의문”이라며 “상임위 좌석배치는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임석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