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성진·차명진 의원 등 작심한듯 정부 변호 발언
영향력 확대 포석인듯…이 대통령 직계는 조용
영향력 확대 포석인듯…이 대통령 직계는 조용
공성진 최고위원, 차명진 대변인, 김용태 의원 등 한나라당 ‘이재오계’ 인사들이 이명박 대통령을 위한 ‘방탄 부대’를 자처하고 나섰다.
공성진 최고위원은 5일 <에스비에스> 라디오에서, 대리경질 논란이 일었던 최중경 전 기획재정부 제1차관의 아시아주요국 공관장 내정과 관련해 “환율정책의 실패에 대한 책임이라기보다는, (정부가) 서민경제 중심의 정책으로 선회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희생양이 된 측면이 있다. 이것이 대사로 갈 수 없는 이유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회전문 인사’, ‘보은 인사’라는 비판을 전면 부인한 것이다. 공 최고위원은 지난 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허태열 최고위원이 이 대통령의 외교난맥상을 지적하자 “최근 벌어진 일은 10년 사이 국가가 30㎝ 모래 뚝방(금강산 해수욕장 통제구역 경계선)으로 바뀐 국가 부재 상태와 이명박 정부가 부딪치는 상황에서 벌어진 것”이라고 공격적으로 반응했다.
차명진 대변인은 이날 <한국방송> 라디오에 나와, 이 대통령 사촌 처형 김옥희씨의 공천 관련 금품 수수 사건과 관련해 “김윤옥 여사와 관련해 드러난 혐의도 의혹도 없다. 단지 친인척이라는 이유로 수사해야 한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관 인사 청문회를 놓고는 “원 구성 협상 결렬의 문제가 된 장관 인사 청문회는 이미 지나간 문제다. 이미 지난 것은 잊고, 검증은 상임위에서 충분히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며 청문회 없이 장관 임명을 강행하려는 청와대와 ‘코드’를 맞췄다.
초선인 김용태 의원도 ‘비밀병기’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로 ‘이명박 구하기’에 열심이다. 김 의원은 청와대와 발을 맞춰, 국회 쇠고기 국정조사 특위에 ‘피디수첩’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고,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증인 채택이 철회되자 “협상력이 부족해 무엇을 얻어냈는지 알 수가 없다”며 홍준표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그는 또 <문화방송> 민영화 검토 주장, 촛불집회 강경 대처 주문 등 청와대가 비판받는 일마다 당내 선봉장 구실을 하고 있다.
이들의 적극적인 ‘방탄부대’ 노릇을 놓고, 이재오계 한 핵심 의원은 “대통령이 하도 얻어 맞으니, 주눅이 들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냐. 우리라도 기를 좀 살려줘야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정두언·이춘식·백성운·강승규·조해진·김영우 의원 등 이명박 직계의 조용한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이명박 직계에 속하는 수도권의 한 의원은 “우리가 입을 열면 또 계파다, 분란이다 당이 시끄러워진다. 그런데 이재오계는 이 상황에서 정치적인 발언으로 ‘자기 정치’를 하려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당내 주류의 구심점이 없는 상황에서 청와대 힘을 업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라는 얘기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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