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찬회서 당 정체성 문제제기
한나라당이 9월 정기국회에서 ‘좌편향법안’을 뜯어고치겠다고 나선 와중에 정몽준 최고위원이 당 정체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29일 천안 지식경제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연찬회에서 자유토론자로 나와 “변화하지 않는 보수는 수구이고, 책임지지 않는 보수는 기만이라고 한다”며 “우리가 극우정당은 아니지 않느냐. 우리는 진보진영보다 진보적 가치를 더 많이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우리나라 정치는 구성원이 잡탕이라는 것보다는 가벼움이 문제라는 글을 봤다”며 “다양한 경험을 가진 잡탕이 모여서 유기적 결합을 해야 시너지 효과가 나온다”고 당내 소통을 거듭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경험을 공유하려면 당내에 소통의 고속도로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저런 칸막이가 없어야 한다. 그들만의 리그가 되면 국민이 관심을 안 갖는다”고 덧붙였다.
정 최고위원의 한 측근은 이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념적으로 점점 중도 쪽으로 가고 있는데, 당이 너무 한쪽으로 쏠리면 안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당 밖에서도 한나라당의 일방독주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날 <한국방송>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에 출연해 “좌편향·반시장으로 지난 정부를 규정해놓고 시작하면 정기국회 때 갈등을 증폭시키고 상생이 아닌 상쟁으로 갈 수 있다”며 “한나라당이 밀어붙이겠다고 할 경우엔 상당한 잡음이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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