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8일 오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던 중 피곤한 듯 눈을 누르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야 “차관 발언으로 주식시장 요동”
신 차관 “개미가 몰렸다가 빠진것”
신 차관 “개미가 몰렸다가 빠진것”
18대 국회 최대 ‘격돌지’로 꼽히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의 8일 정기국회 첫 업무보고는 여야가 ‘와이티엔(YTN)’ 문제로 격렬히 맞서다 결국 여당 의원들이 일방적으로 퇴장해 파행으로 끝났다.
불씨는 와이티엔 노조가 구본홍 사장의 낙하산 인사에 반대해 제작한 ‘배지’였다. 저녁 질의 때 민주당 의원들이 모두 왼쪽 상의에 이 배지를 단 것을 본 한나라당 허원제 의원이 “의사진행에 방해가 된다”고 먼저 문제를 제기했다. 한나라당 간사인 나경원 의원도 “이 배지 안엔 와이티엔 낙하산 인사 반대, 언론 탄압 반대 등의 뜻이 함축적으로 담겨 있다”며 “명백히 국회법 148조의 회의진행을 방해하는 물건이니 지금부터 떼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장세환 민주당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들은 언론탄압과 낙하산 인사에 찬성하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한 차례 입씨름을 벌인 두 당 의원들은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공기업 보유 와이티엔 주식 매각’ 발언을 놓고 또다시 충돌했다. 신 차관은 “여러 차례 회의에서 (주식 매각 방침을) 들었고, 정례 간담회에서 어떤 기자가 ‘세게’ 이야기해서 (그렇게) 말했다”고 발언 경위를 설명했다. 이에 서갑원 민주당 의원은 “어느 회의인지, 참석자가 누구인지 밝히라”며 “신 차관이 어디서 이 정보를 취득했느냐에 따라, 증권거래법에 의해 10년 이하의 징역을 받을 수도 있다. 모른다고 하면, 국정조사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신 차관을 압박했다. 그러자 판사 출신인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은 “신 차관이 범법 행위를 한 것처럼 얘기하는데, 증권거래법의 처벌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이 다시 “(한나라당 의원들이) 상대 의원 발언의 말꼬리를 잡고 있다”고 대거리를 하자, 안형환 한나라당 의원도 “야당 의원들이 여당 의원들을 폄하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고 맞섰다. 민주당 쪽에서 “초선의원이 건방지다”는 발언이 터져 나왔고, 초선인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이 “뭘 그렇게 대단하다고, 초선 의원이 어쨌다는 거냐”며 소리를 질렀다. 급기야 고흥길 위원장은 정회를 선언했다. 20여분 뒤 회의가 속개됐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은 민주당 의원들의 ‘배지’ 착용에 항의하며 회의장을 떠났다.
앞서 이날 낮 질의에서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신 차관의 발언이 증권거래법의 정보 제공 또는 누설 금지, 미공개 정보 이용 금지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또, “우리은행의 15억원 이하 지분 매각 결정은 부장 전결이므로, (우리은행이 2만주를 매각할 때 눈에 띄지 않으면서) 회장 지시로 매각을 결정하기도 쉬웠을 것”이라며 와이티엔 지분매각의 ‘배후설’을 제기했다.
조혜정 김태규 기자 zesty@hani.co.kr

새 정부 출범 뒤 사퇴 압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퇴를 거부한 황지우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오른쪽)이 8일 국회 문방위에 나와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과 옆 자리에 앉아 회의 진행을 바라보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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