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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18대 국회 “낙하산 배지 눈부셔 진행 방해된다”

등록 2008-09-11 19:29수정 2008-09-11 23:42

18대 국회 첫 업무보고 백태
‘트집잡기·막말 관행’ 이번에도 어김없어
피식 웃다 핀잔 듣고 거꾸로 의원훈시도

국회의원이 절반 가까이 교체됐지만, 18대 첫 정기국회 업무보고에서도 여야간 트집잡기와 막말은 변함이 없었다. 기관장들은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고, 야당의 자료제출 요구를 무시하는 기관도 적지 않았다. 의원들 사이에선 “여당이 정부를 감싸기만 한다”거나 “야당이 문제의 본질은 짚지 못한 채 소리만 지른다”는 반성도 ‘되풀이’됐다.

‘트집잡기’의 하이라이트는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에서 펼쳐졌다. 한국방송 사장 교체 과정,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와이티엔 주식 매각 발언’ 등 뇌관이 산적한 문방위에선, 8일과 10일 두 차례 업무보고 내내 민주당 의원들이 패용한 와이티엔 노조의 ‘낙하산 인사 반대 배지’ 때문에 파행을 거듭했다. 한나라당은 “배지 때문에 눈이 부셔서 의사진행에 방해가 된다”며 배지를 떼라고 요구했고, 민주당은 “표현과 사상의 자유”라고 맞섰다. 이 때문에 8일 보고 땐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회의장을 떠났고, 10일엔 오후 4시가 다 돼서야 업무보고를 받기 시작했다.

여야간 막말 주고받기는 아예 ‘일상’ 수준이었다. 9일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업무보고에서 김충조 민주당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어청수 청장이 인삿말에서 최근 사태에 유감표명 한마디 없었다”고 문제를 제기하자, 신지호 한나라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으로 맞지 않는 내용을 갖고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다”고 공격했다. 김 의원이 “말조심 하시라. 의원에게 늘어놓고가 뭐냐”고 항의했지만, 신 의원은 “늘어놓고란 말이 뭐가 틀렸느냐. 사전 찾아보시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선 한나라당 소속 이한구 위원장이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한테 “답변을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질책하는 일이 벌어졌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이 “추경예산을 편성 안 하면 요금이 얼마나 오르는지도 모르면서 추경예산을 요구하느냐”고 몰아붙이자, 이 장관이 “질문을 그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기 때문이다.

?어청수 경찰청장은 “법적 임기가 보장된 케이비에스(KBS) 정연주 사장이 해임됐는데 어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제 문제가 급해서 그 문제까지는 생각 못했다”고 웃어넘기다 강기정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이게 웃을 일이냐”는 핀잔을 들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도 민감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야당 의원들이 열창하지 않아도 언론 장악할 수 없다”거나, “하도 호령하니까 겁이 나서 말을 잘 못하겠다”며 거꾸로 의원들을 ‘훈시’하려 들곤 했다.

10년 만에 여야가 뒤바뀐 탓에, 여당의 기관장 공격을 야당이 방어하는 일도 벌어졌다. 4일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업무보고에서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은 “조그만 악재가 부풀려져 위기설까지 가는 것은 중앙은행이 중심을 못 잡고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라며 이성태 한은 총재를 매섭게 질타했다. 하지만 김효석 민주당 의원은 “외부에선 이 총재 보고 ‘뚝심’이라고 부른다. 그래도 한은이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보다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 총재를 감쌌다. 이 총재는 부산상고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때 임명된 ‘노무현 인맥’으로 꼽힌다.


민주당에선 정부로부터 자료를 제출받는 데도 설움을 겪는다는 하소연이 나왔다. 한 보좌관은 “자료를 요구했더니 ‘정부·여당이 준비하는 계획이어서 못 주겠다’고 하더라. 공무원들이 주눅이 들어 야당엔 협조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조혜정 성연철 이지은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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