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 통과…민주 “불법 날치기 원천 무효”
한나라당은 11일 밤 국회 예산결산특위 전체회의에서 2008년도 추가경정예산안 표결 처리를 강행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불법 날치기로 원천무효”라며 “앞으로 모든 국회 일정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예산안이 처리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앞으로 국회의 장기 파행이 예상된다.
이날 여야는 예결특위에서 대학생 등록금 지원·경로당 난방비 지원액 등을 놓고 맞서다 민주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의원들만 표결에 참여해 추경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이사철 한나라당 예결특위 간사는 브리핑에서 한나라당의 추경안 단독 처리에 대해 “여야가 거의 합의점에 이르렀는데 갑자기 민주당이 대학생 등록금·경로당 난방비 지원 등에 2조9천억원을 증액하자고 요구해 협상이 결렬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병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예결특위 처리에 앞서 한나라당의 홍준표 원내대표, 임태희 정책위의장과 함께 만나, 농촌·중소기업용 전기·가스요금 동결 등 합의문을 작성해 놓고 이를 무시한 채 예산안을 일방적으로 날치기 처리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12일 예정된 의원들의 추석 귀향을 모두 취소하고 의원총회를 열어 향후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박 정책위의장이 요구 사항을 종이에 적어 가져와 보긴 했으나 전혀 합의해주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한편, 이날 처리된 추경예산안은 정부가 제출한 4조8654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5977억원 감액한 4조2677억원으로, 민주당이 전액 삭감을 요구해 막판까지 협상의 최대 걸림돌로 남아있던 한국전력 및 한국가스공사 등에 대한 손실 보조금 1조2550억원은 2510억원 깎였다. 이유주현 이지은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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