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온도차 둔 “오바마 환영”

한나라, 신중하고 원론적 태도
민주, 긍정적 기대로 크게 반겨

5일 오바마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여야 정치권은 일제히 환영 논평을 내어 한미 관계의 발전을 희망했다. 한나라당은 신중하고 원론적인 태도를 보인 반면, 야당들은 정부·여당에 맹목적인 ‘부시 따라하기’를 그만 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오바마 후보의 승리는 변화와 희망을 위한 미국국민의 선택이자 새로운 미국 역사를 향한 전기”라며 “세계금융위기 극복과 한미FTA 비준 등 주요현안들에 대해서도 서로 힘을 합쳐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또 “북핵 폐기라는 한반도 평화의 핵심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확고한 공조체제를 유지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으론 미국의 새 행정부와 의회 출범 뒤 혹시 있을지도 모를 불협화음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박희태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런 변화에 따라 어떤 조치를 취할지 시급하게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 많은 준비와 확실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마치 자신들의 승리라도 되는 양 이를 반겼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미국이 변화와 미래를 선택했다. 오바마 당선자가 취해온 입장을 보면 북핵문제나 북미관계, 한반도 정세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큰 기대를 걸었다. 최재성 민주당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무능한 보수’의 시대가 일단락됐다”며 “이명박 정부는 부자감세, 대북강경책, 시장방임주의 등 ‘부시 따라하기’를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미국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큰, 새로운 시대 변화를 선도했다는 점에서 특기할만한 일이다. 그의 다자주의적·국제주의적 외교노선에 많은 기대를 건다”면서도 “북핵 등 대북관계에서는 반드시 유화적인 외교적 접근만이 통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도 이명박 정부를 향해 “오바마 당선자의 대북정책 변화에 발 맞춰 대북강경정책의 기조를 전면적으로 변화시키라”, “미국의 변화, 세상의 변화를 통찰하고 되새겨보라”고 주문했다.

강희철 최혜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