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공개…해당자들 “비료 지인통해 사 기록없어” 해명
민주당은 3일 본인 또는 가족이 쌀 직불금을 받았으나 쌀 수매와 비료 구매실적이 없어 부당 수령이 의심되는 현역 국회의원과 기초단체장, 광역의원의 이름을 공개했다. 해당 국회의원들은 농사짓는 부모가 정당하게 받은 직불금이라고 해명했다.
최규성, 최규식 의원 등 민주당 쌀 직불금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들은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족이 직불금을 받았으나 2006년 쌀과 비료구매실적이 없는 현역 국회의원은 한나라당 주성영·이철우·이한성, 민주당 최철국 의원으로 파악됐다”며 “한나라당 이자헌 상임고문은 본인이 직불금을 받았으나 쌀·비료 구매실적이 없어 당차원의 현장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감사원에서 제출한 부당수령 의혹자 28만3047명 명단과 농림수산식품부가 낸 관외경작자 명단을 대조해 이런 결과를 발표했다.
이름이 거론된 국회의원은 “농사짓는 노부모가 있는 게 죄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최철국 민주당 의원은 “부모님이 김해에서 남의 땅에 농사를 짓고 있고, 2005년에 비료를 2년치 샀기 때문에 2006년에 비료를 구매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특위에 증빙서류까지 제출해 소명했는데, 한나라당 명단과 같이 끼워넣어 구색을 맞추려고 한 것 아니냐”며 민주당 특위 위원들을 만나 항의했다.
이한성 한나라당 의원도“모친이 800평 정도 농사를 짓는데 비료는 (농협이 아닌) 지인을 통해 샀고 쌀은 가족·친지에게 나눠주기 때문에 쌀 수매를 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도 “부친이 경북 울진에서 500평 정도 농사를 짓는다. 쌀은 가족들에 나눠주고, 비료는 동네 단위에서 구입했다”고 해명했다. 이철우 한나라당 의원도 “농사짓는 87살 부친께서 연로해 이웃에 부탁해 비료를 샀다. 의혹제기가 무관한 것으로 밝혀지면 민주당이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의원들이 강력히 반박하자, 민주당 내부에서도 부당수령이 확인된 후 명단을 공개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최규성 민주당 특위 위원은 “의심이 있다는 것이니 현장조사로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본인이 직불금을 받았으나 쌀 수매·비료 구매실적이 없는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에 대한 조사와 관련해 “기초단체장은 보은군수(자유선진당)와 진천군수(민주당) 등 2명, 광역의원은 24명으로 파악됐다. 정당별로는 한나라당 17명, 민주당 6명, 자유선진당 3명”이라고 밝혔다.
송호진 최혜정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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