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김의장 입장표명 “참으로 실망”

공성진 "김의장 양비론으로 나오니 섭섭"

박희태 "법안 연내처리 무산되는것 같아 가슴아파"

한나라당은 29일 김형오 국회의장이 임시국회 회기내 여야 대화 촉구와 오는 31일 여야합의 민생법안에 한해 본회의 처리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불만족스런 반응을 보였다.

이날 자정을 시한으로 정해 민주당의 본회의장 점거가 계속될 경우 경호권 발동을 시사한 점은 "당연한 결정"이라고 받아들이면서도 `연내처리'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내년까지 대화를 계속하라는 김 의장 입장이 탐탁지 않은 모습이다.

특히 전날 홍준표 원내대표 명의로 85개 쟁점법안에 대한 직권상정 및 본회의장 경호권 발동을 요청한 분위기와는 거리가 있다는 인식이다.

조윤선 대변인은 이날 공식 브리핑을 통해 "국회를 불법천지로 만들고 있는 차에 질서를 회복해야 한다는 의장의 말은 늦었지만 환영한다"면서도 "그러나 오늘 의장의 제안은 민주당의 일방적 대화거부가 지속되고 폭력 점거하는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보는 것 같다"고 비판적 기조를 내놓았다.

당 지도부도 대변인의 기조와 일맥상통한다. 의장 성명 발표 직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 같은 기류는 뚜렷했다.

박희태 대표는 의총에서 "오늘 국회의장께서 입장을 천명했는데, 한마디로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많은 국민들이 목말라하는 법안들의 연내 처리가 무산되는 것 같아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그러나 여야간 처리합의를 하면 그것을 처리하겠다고 하니까 우리는 오늘부터 대화채널을 모두 가동해 총대화 공세를 펼치겠다"면서 "오늘 성명 중 그래도 국회를 폭력의 지배로부터 해방시키겠다는 결연한 의지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찬동을 표한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국회의장 중재안을 조목조목 거론하며 "상당히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다"며 "의장이 제시한 여야 합의 민생법안은 몇개 되지 않는데, 몇개 되지 않는 법안을 처리하려고 본회의를 열겠다는 의장 판단은 너무 안이하다. 어찌보면 우리들이 답답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원내대표는 "폭력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대환영이다. 질서유지권, 필요하면 경호권을 발동해 국회 폭력사태를 막아야 하고 그렇게 안하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한나라당 의원들이 민주당 의원들을 끌어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어 "다시 한 번 의장님께 연말까지 이 혼란사태에 종지부를 찍기를 부탁드린다"면서 "의장이 결심만 해 준다면 그 이후 절차는 우리들이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오늘밤 12시까지 불법 점거사태를 막겠다고 했으니 의장님 결정을 지켜보겠다"며 김 의장 결단을 압박했다.

다만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민주당 원혜영, 자유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간 교섭단체 대표 회동이 극적으로 성사된 만큼, 막판 협의 도출로 국회의장 직권상정이라는 극단 상황까지 다다르지 않을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가 중재안을 제시한 만큼, 국회의장 입장보다는 이에 따른 협의 도출 가능성에 우선은 주목해야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