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권선택 선진과 창조의 모임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국회에서 교섭단체 회담을 갖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이회창 “막힌 국회 뚫는게 아니라…” 비판
민주·선진·민노·창노 손잡고 여당 압박 형국
민주·선진·민노·창노 손잡고 여당 압박 형국
김형오 국회의장의 29일 회견 이후 야권 공조의 폭이 확대되고 있다. 가장 뚜렷한 것은, 좌표를 민주당 쪽으로 많이 옮긴 자유선진당의 입장 변화다. 김 의장의 ‘친정 편향성’이 야당들 사이의 협력을 부추기는 촉매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결과적으론 민주-선진-민주노동-창조한국 등 네 야당이 손잡고 한나라당과 김 의장을 압박하는 형국이 되고 있다. 자유선진당이 야권 공조에 합류함으로써 한나라당은 명분과 입지가 위축되는 모양새다.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이 공동으로 구성한 선진창조모임은 지난 26일 민주당의 본회의장 점거 이후 28일까지도 중재역을 자처하며 한나라당과 민주당 사이를 부지런히 오갔다. 그러나 양쪽 모두에서 외면에 가까운 푸대접을 받았다. 그러다 결국 29일 김 의장의 회견이 자유선진당의 입장을 ‘정리’하는 계기가 됐다. 이회창 총재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무회의를 주재하며 “(김 의장의 회견이) 걱정스러운 것은 이것이 막힌 국회를 뚫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막히게 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 모임의 권선택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와 만나 ‘국회 정상화를 위한 공동합의문’을 내놓았다. 합의문의 주요 내용은 민주당의 기존 요구에 가깝다. 한나라당과 국회의장에게 이번 임시국회 회기 중 직권상정 방침을 철회하고, 이번 회기에는 여야가 ‘합의’하는 민생법안만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또 여야간 격렬한 충돌을 빚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은 정부의 대책 발표 이후 충분한 검증과 논의를 거쳐 처리한다는 것도 포함됐다. 직권상정 여부를 흐린 김 의장에겐 방침 철회를 못박아 직접 압박하는 모양새가 됐다. 원·권 두 대표는 이 합의문을 들고 이날 오후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만나 수용을 촉구했다. 선진당의 가세에 대해 민주노동당이 일부 반발하는 난기류도 나타나고 있다. 원-권 회담 뒤 공동합의문을 받아든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한나라당의 반성이 없고, 한나라당의 중점법안 중 민생법안이라고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는데 어떻게 합의를 할 수 있겠느냐. 두 당의 발표 내용을 듣고 울화통이 터진다”며 “특히 에프티에이는 상정 자체가 무효다. 한판 승부를 앞두고 이런 일이 생겨서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권 공조의 틀 자체를 깰 분위기는 아니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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