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세균 민주당 대표(맨오른쪽)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법사위에 계류 중인 법률 중 합의가 가능한 경제 관련 법들을 신속하게 처리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입법전쟁 거치며 결속력 탄탄
지도부 전략부재 성토하던
당안팎 분위기도 누그러져
지도부 전략부재 성토하던
당안팎 분위기도 누그러져
민주당이 ‘입법전쟁’을 거치며 정세균 대표를 중심으로 결속력이 탄탄해지는 ‘전리품’을 챙기고 있다. 지난해 말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지도부의 전략부재를 성토하던 당 안팎의 싸늘한 분위기도 누그러졌다.
4일 민주당 비공개 최고회의와 의원총회에서 의사당 중앙홀 농성해제를 큰 이견없이 결정한 것도 점거농성 싸움에서 일정정도 승리를 거뒀다는 자평 때문이다. 의총에선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불가입장을 받아내고, 한나라당의 쟁점법안 2008년 연내처리와 1월 임시국회 처리에 제동을 건 것은 성과”라는 공감대를 이뤘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지도부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야당 내 야당’을 자임하며 지도부를 따갑게 질타해온 민주연대 공동대표 이종걸 의원은 “미흡한 게 있으나, 지도부가 법안싸움에서 여기까지 잘 해온 것은 인정해줄 부분”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개혁성향 의원들 모임의 한 의원도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거론된 지도부 책임론을 지금 다시 끄집어낼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5일 새벽까지 6시간 가깝게 진행된 의원총회에 82명 의원 중 78명이 모일 정도로 팀워크가 높아진 것도 민주당을 고무시키고 있다. 지난 7월 당권도전 실패 후 당 행사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던 추미애 의원 등도 이번 농성에서 줄곧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정세균 대표-원혜영 원내대표의 지도력은 아직도 시험대 위에 올려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언제 다시 전투대형을 갖출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안에서는 당 지도부가 감당하기 부담스러운 강성기류가 흐르고 있다. 의총에서는 “시간은 우리 편인 만큼 2월은 물론 4월까지 버텨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반면, 농성이 장기화되는 데 따른 피로감 누적을 호소하는 의원들도 제법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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