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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입법전쟁’ 뒤엔 ‘여야상처’만 남았다

등록 2009-03-04 19:39수정 2009-03-04 23:27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운데)와 홍준표 원내대표(왼쪽), 이상득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통과 되지 않은 몇개 법을 보면 우리 거대 여당도 자성해야 한다”는 송광호 최고위원의 발언을 들으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운데)와 홍준표 원내대표(왼쪽), 이상득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통과 되지 않은 몇개 법을 보면 우리 거대 여당도 자성해야 한다”는 송광호 최고위원의 발언을 들으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2월 임시국회 결산
한, 무리수로 야당 자극·지도력 한계노출 승리 ‘불안’
민, 언론법 합의 시민사회 ‘싸늘’…막판 회생 ‘위안’
“분노를 넘어 착잡하다.”(청와대 한 관계자)

“한나라당이 얻은 게 도대체 뭐냐. 방송법 등을 100일 논의 뒤 표결처리하기로 했다지만, 다음 지도부에 책임을 떠넘긴 것일 뿐이다.”(한나라당 4선 의원)

여야가 치열하게 대립한 2월 국회가 막을 내렸지만, 한나라당은 논란에 휩싸였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본회의장 기습 점거에 속수무책으로 물러섰던 지난해 ‘1차 입법전쟁’과 달리 이번에는 언론 관련법 처리 방법과 시한을 확정하는 등 상당한 성과물을 챙겼다. 하지만 2월 임시국회 마지막날 지도력의 한계를 노출하면서, 최종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당장 4일 오전 당 지도부의 리더십과 전략 부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터져나왔다. 송광호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의 의도적인 의사진행 방해도 있었지만 통과되지 않은 몇개 법을 보면 거대여당도 자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국포럼 출신의 친이 직계인 조해진 의원은 자신의 누리집에 올린 글에서 “어제의 본회의 법안처리 실패 사건은 원내지도부와 국회의장단의 무능, 무책을 웅변한 표본”이라며 “여당 최초의 국회 의사당 농성으로 시작한 사흘간의 법안전쟁은 막판에 어처구니없는 패배로 끝났다”고 성토했다.

3일 은행법 개정안을 정무위에서 기습 상정하는 무리수로 야당을 자극하고, 회기 안에 처리하기로 여야가 합의한 저작권법·디지털방송전환특별법조차 한나라당 의원들의 정족수 미달과 야당의 반대토론에 막혀 처리하지 못한 데 대한 분노였다. 다른 친이 직계 초선 의원은 <한겨레>와 만나 “언론 관련법은 사회적 논란을 지속할수록 우리에게 불리한 주제”라며 “지도부는 의장이 직권상정을 결심했을 때 그냥 밀어붙였어야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5+2 광역경제권을 뒷받침할 국가균형발전법도 통과되지 못했다”며 “손에 얻은 게 없으니 착잡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야당이 지연전술로 나올 것이야 몰랐던 일이 아니잖느냐”고 한나라당에 불만을 드러내면서, “국회를 믿고 국정을 운영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희태 대표, 홍준표 원내대표, 공성진 최고위원 등은 “마지막에 약간 차질이 있지만, 정치에선 최악의 합의가 최상의 투쟁보다 더 낫다”고 해명했지만, 지도부의 무능과 오판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코너에 몰렸던 민주당은 막판에 기사회생했다. 민주당은 직권상정을 막기 위해 여당이 요구한 언론 관련법 처리시한과 표결처리 등을 합의해준 뒤 지도부 사퇴론이 나올 만큼 후유증을 겪었다. 그러나 3일 본회의에서 법안 반대토론으로 은행법 등을 저지한 뒤 분위기가 바뀌었다. 정세균 대표는 본회의가 끝난 뒤 “83석이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며 침울했던 표정을 폈다. 원혜영 원내대표에 대한 사퇴론도 수그러들었다. 민주당은 4일 최고위원회에서 “언론악법 저지를 위한 대여투쟁을 철저히 해야 하는 상황에서 원내대표를 교체할 때가 아니다”라며 만장일치로 재신임을 결정했다.


그러나 언론·시민사회단체의 실망감을 누그러뜨려야 하는 부담은 여전하다. 민주당과 연대하고 있는 민생민주국민회의의 관계자는 “경제법안들에서 후퇴하는 협상을 해 시선이 냉랭해졌다가 본회의에서 일부 경제법안 처리를 늦춰 균열이 다소 줄어들었다”며 “기대 반, 우려 반의 시선으로 민주당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승근 황준범 송호진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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