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지난해 7월 미국으로 연수를 떠난 지 8개월 만인 22일 오후 인천공항으로 부인 민혜경씨와 함께 입국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인천공항/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귀국한 22일 한나라당은 겉으로는 날선 비판을 쏟아냈지만 내심 여유로운 분위기다.
윤상현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정 전 장관을 ‘갈등의 정치인’이라고 지칭하며 “그의 양지만을 향한 행보는 한국정치를 음지로 몰아넣을 우려가 크다”고 공격했다. 안경률 사무총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나오지 말아야 할 분이 나와서 정치를 자꾸 어지럽힌다”며 “정치하는 후배에게 과연 뭐라 할 것인지 당당하지 못한 선택을 했다”고 비난했다. 또“정 전 장관이 어디에 나가니 우리가 따라서 어찌 하겠다는 전략은 안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발언 속엔 정 전 장관의 출마 선언을 구태 정치로 몰아 반사이득을 얻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16일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을 계기로, 한나라당은 ‘올드 보이’의 복귀 때문에 내홍을 겪고 있는 민주당과 다르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전략도 읽힌다.
경기침체와 정부의 낮은 지지도로 4·29 재선거에서 고전을 예상하던 한나라당은 내심 정 전 장관의 복귀를 반기는 분위기다. 대다수 의원들은 “상대당이 자중지란에 빠져들었으니 우리에게 나쁠 건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한나라당은 정 전 장관이 민주당 지도부와 담판 끝에 인천 부평을로 출마 지역을 옮길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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