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경주서 ‘계파 싸움’ 양상
민주 ‘정동영발 무소속 바람’ 비상
민주 ‘정동영발 무소속 바람’ 비상
이번 4·29 재·보궐선거는 각 진영의 내부 균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갈등의 선거’라고 할 수 있다. 한나라당에선 친박-친이의 갈등이, 민주당에선 정동영 대 반 정동영 전선이 또렷하다. 민주노동당-진보신당의 후보 단일화도 지지부진하면서 진보 진영간 다툼이 예상된다.
민주당 ‘안방’ 불안 민주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던 전주는 ‘정동영발 무소속 바람’으로 비상이 걸렸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지난 10일 전주 덕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신건 전 국정원장도 완산갑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다. 정 전 장관은 신 전 원장에게 출마를 제의해 ‘무소속 연대’를 꾀하고 있다. 민주당에선 “당선된 뒤 민주당에 돌아오겠다는 사람이 또다른 무소속 후보와 손을 잡는 것은 명분에 맞지 않다”며 정 전 장관을 비난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 전 장관에 맞서, 김근식 경남대 교수를 맞세웠지만 낮은 인지도가 고민이다.
전주 완산을의 이광철 후보도 정동영발 무소속 돌풍에 휘말릴 경우 안정권이라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전주 2곳을 모두 잃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 경우 민주당은 리더십 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이-친박 대리전 승자는 누구? 경주는 여권 내부의 ‘계파 대리전’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친이계인 정종복 후보가 공천됐지만, 박근혜 전 대표가 힘을 실어 준 정수성 후보(무소속)의 바람이 만만치 않다. 경주는 ‘박정희 향수’가 강한 도시다. 게다가 최근 이상득 의원의 정수성 후보 사퇴 종용 논란이 불거지고, 박 전 대표가 이를 “정치의 수치”라고 비판하면서 정수성 후보가 본격 힘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13일 정종복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여는 등 힘을 실어주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정수성 후보의 ‘박근혜 마케팅’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사진이 무소속 후보의 홍보물에 쓰이면 유권자들에게 혼란을 준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친박 쪽에서는 “박 전 대표와 관련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으며 관망하고 있다. 한 친박 중진의원은 “박 전 대표는 선거에 개입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진보후보 단일화 물 건너가나 민주노동당-진보신당의 후보 단일화를 통한 진보 진영의 승리를 기대했던 울산 북구의 단일화는 비관적 전망이 많다. 후보등록 마감일인 15일까지 두 당이 절충점을 찾지 못하면 따로 후보 등록을 할 예정이다. 후보 등록 이후 단일화 가능성이 언급되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
민주노동당-진보신당이 이처럼 팽팽한 대립을 계속하는 까닭은 해묵은 정파적 갈등 탓이기도 하다. 17대 선거에서 당선됐으나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했던 피디(PD)계열 조승수 후보(진보신당)와 엔엘(NL)계의 기둥으로 꼽히는 김창현 후보(민주노동당) 모두 양 정파의 ‘대표선수’다. ‘종북주의’ 논란이 이번에도 벌어져 양쪽 감정의 골을 더 깊이 파이게 했다. 끝내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경제 살리기’를 내세우며 세몰이를 하고 있는 예금보험공사 사장 출신의 박대동 한나라당 후보가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된다. 이유주현 최혜정 기자 edigna@hani.co.kr
민주노동당-진보신당이 이처럼 팽팽한 대립을 계속하는 까닭은 해묵은 정파적 갈등 탓이기도 하다. 17대 선거에서 당선됐으나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했던 피디(PD)계열 조승수 후보(진보신당)와 엔엘(NL)계의 기둥으로 꼽히는 김창현 후보(민주노동당) 모두 양 정파의 ‘대표선수’다. ‘종북주의’ 논란이 이번에도 벌어져 양쪽 감정의 골을 더 깊이 파이게 했다. 끝내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경제 살리기’를 내세우며 세몰이를 하고 있는 예금보험공사 사장 출신의 박대동 한나라당 후보가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된다. 이유주현 최혜정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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