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고문(오른쪽)이 칩거 9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내 19일 오전 인천 부평구 산곡동 영아다방 네거리에서 정세균 민주당 대표(왼쪽)와 함께 홍영표 후보의 손을 잡은 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인천/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4·29 재보선
정, 신건과 ‘무소속연합’ 발표…“친노386” 비판
손, 9개월만 부평서 대중앞에…“분열 도리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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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를 벗고 흰색 운동화를 신은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19일 인천 부평에서 손학규 전 대표와 마주했다. 정 대표는 지원유세를 위해 전날 춘천 농가에서 서울로 온 손 전 대표에게 “고맙다”며 손을 잡았다. 손 전 대표는 “정 대표가 당을 살리느라 고생이 많다”며 거리에 서서 민주당 녹색 점퍼를 걸쳤다. 비슷한 시각, 전주에선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그간 줄곧 부인해온 ‘무소속 연대’를 공식 출범시켰다.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승자(정동영)는 ‘녹색’을 몸에서 지우고, 패자(손학규)는 민주당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전주 덕진에 무소속 출마한 정 전 장관은 이날 전주 경원동 전주객사에서 완산갑 무소속 신건 후보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정동영-신건은 선거기간 일시적 연대를 넘어서는 근본적인 연합을 선언한다”며 “연합에 힘을 모아주면 민주당 가치를 복원하고, 민주개혁세력의 구심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은 기자회견 뒤 신 후보와 함께 합동유세전에 나서 “(민주당은) 옹색하고 편협한 야당”이라며 “제1야당이 무정체성, 무정책, 무리더십 등 3무 상태에 빠져 있다”고 옛 식구인 민주당 지도부를 정면으로 겨눴다.
정 전 장관의 이번 연대 선언은 무소속 바람을 일으켜 호남에서 민주당과 세대결을 벌여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는 정 전 장관에게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정 전 장관이 무소속 연대 지역 모두 승리하면 그의 호남권 입지는 더 탄탄해질 수 있다. 하지만 신 후보가 낙선하면 이는 정 전 장관의 영향력 한계로 여겨질 공산이 크다.
이날 아침 서울 ‘4·19 묘역’을 참배하고 부평으로 달려온 손 전 대표는 춘천 칩거 9개월여 만에 대중 앞에 섰다. 그는 “근신중이라 어떤 직함을 갖는 것보다 평당원 신분으로 조그만 힘을 보태기 위해 이렇게 나왔다”며 홍영표 민주당 부평을 후보 지지를 당부했다. 그는 또 “야당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있는데 싸우고 분열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국민에게 할 도리가 아닌 것 같다”며 정 전 장관의 행보를 에둘러 비판했다.
행상 할머니의 산나물을 사는 등 민심을 살피며 부평 지역을 돈 손 전 대표는 이날 시장 재선거가 실시되는 경기도 시흥까지 건너가 유세활동을 펼쳤다. 손 전 대표가 나타나자, 그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악수를 청하거나 사진촬영을 부탁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 기간 서울 종로에 머물 예정인 손 전 대표는 “생각보다 시민들의 반응이 좋아서 건전한 야당이 필요하구나 느꼈다”며 오랜만에 정치행보에 나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정치 재개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할 게 많고 공부할 것도 많다”며 말을 아꼈다.
부평 유세엔 김근태 상임고문, 한명숙 전 국무총리도 나서 힘을 더했다. 정세균 대표는 부평 마장공원에 김 고문이 모습을 보이자 그를 껴안으며 감사를 표했다. 김 고문은 유세차량에 올라 “지난해 총선에서 떨어지고 1년 만에 마이크를 잡아 좀 떨린다”며 “민주당도 고칠 것은 고치겠다고 약속하며, 부평 시민들이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오만방자함을 준엄하게 심판하는 역사의 증거가 되어달라”고 호소했다. 인천/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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