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부겸, 이종걸, 이강래
당권파 김부겸-정동영계 이강래 ‘원내대표 각축’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 등록일(6~8일)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군이 김부겸·이강래·이종걸 의원 등 삼자 구도로 압축되고 있다.
형식적으론 삼파전이지만, 내용상으론 ‘정세균-정동영’의 대리전에 가깝다. 김 의원은 정세균 대표 체제를 지지하는 반면, 이강래·이종걸 의원은 정동영 의원 쪽에 서 있기 때문이다. 4·29 재선거에서 정 대표와 정 의원 모두 탄력을 받은 만큼, 대리전에서도 치열한 세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당권파 쪽에선 김부겸 의원(경기 군포)으로 통일되고 있다. 후보로 거론되던 이미경 사무총장은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당 지도부에 전했고, 박병석 정책위의장도 4일 기자간담회에서 불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해 원내대표 선거 때 원혜영 원내대표 당선을 위해 후보직을 사퇴하는 등 이미 한 차례 양보했다. 이번엔 교육과학기술위원장 자리마저 던지고 원내대표에 도전할 만큼 의지가 굳다.
정동영계를 대표하는 주자는 이강래 의원(전북 남원·순창)이다. 지난해 원내대표 선거에서 결선투표 끝에 원 대표에게 패한 이 의원은, 그동안 의원들을 꾸준히 만나며 설욕을 다짐했다. 당내에서 ‘꾀돌이’로 통하는 이 의원은 대여 협상에서 지략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으나, 정세균 대표(진안·무주·장수·임실)와 같은 전북이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민주연대 소속으로 지난 4월 재선거 과정에서 정동영 전 장관 공천 불가피론을 앞장서 주장한 이종걸 의원(경기 안양·만안)도 강력한 출마 의지를 밝히고 있다. 비주류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의원은 “당내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며 당 개혁을 부르짖고 있다.
당 지도부는 이번 선거가 ‘정-정 대결’ 구도로 과열될까 우려하고 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금은 6월에 엠비(MB) 악법을 어떻게 막느냐가 최고의 관심사항으로, 내부 싸움을 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내가 누구를 편들 이유도 없다”고 중립 의지를 밝혔다. 몇년 만에 이룬 수도권 승리가 당내 계파 갈등으로 변질될 것을 염려하는 것이다. 당권파 후보가 패할 경우 자신에게 부담이 돌아올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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