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경선 미묘한 파장
박지원 의원이 민주당 원내대표 후보 등록 마감일인 8일이 돼서야 입후보 서류를 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8시30분께 중국 베이징에서 보좌관에게 전화를 걸어 급히 등록을 지시했다. 그는 중국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수행하며 출마 고민을 끝냈다.
이날 오후 귀국한 그는 “당 원로들과 몇몇 의원들이 베이징으로 전화를 해왔다. 계파 갈등을 넘는 당의 화합과 대여 투쟁에서 구실을 해 달라고 해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그의 출마로 이번 경선은 4파전(김부겸·이강래·이종걸·박지원)이 됐다.
‘박지원 카드’는 경선이 ‘정(정세균 대표)-정(정동영 의원)’ 사이의 세 대결로 흐르는 조짐이 일자, 이를 우려한 중진들 사이에서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이들은 박 의원이 당 통합을 이뤄 여당 견제에 힘을 낼 것으로 보고 출마를 권유했다. ‘정동영계’인 박영선 의원, 정 대표와 가까운 일부 주류·당권파도 박 의원을 돕고 있다.
박 의원의 등장으로 판세에 미묘한 변화가 일고 있다. 한 당직자는 “이강래 의원은 당 화합, 김부겸 의원은 투쟁성에서 의원들의 마음을 확실히 잡지 못하는 가운데 이들의 표를 잠식하며 박 의원이 그 틈새로 들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 의원이 당선되면 민주당에 ‘디제이(DJ) 그늘’이 드리워질 수 있다는 게 그에겐 부담이다. 한 후보는 “박 의원이 당에 복당한 지도 1년이 안 됐고, 국회를 오래 떠나 있지 않았느냐”며 뒤늦게 가세한 박 의원이 판세를 뒤집지 못할 것으로 봤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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