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의원이 10일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대선에서의 패배가 개인의 패배를 넘어 민주세력 전체의 패퇴와 국민적 고통을 초래한 데 대해 한없이 부끄럽고 죄스러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민주주의를 반드시 지켜내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대선의 경쟁자로서 또한 패배자로서 침묵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 생각했다”며 “그러나 이 정부에 대한 원망과 한숨소리가 커질수록 죄책감은 더욱 무거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침묵이 더한 죄가 되어 가슴이 무너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용산 참사현장에서 열리는 추모 미사에 참석했을 때 신부님이 ‘지난 대선 때 정 의원이 조금만 더 잘했다면 이런 참사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죄진 자의 마음으로 머리 숙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지난 대선 당시 대통령을 지지했던 국민들을 배신해서는 안된다. 귀를 열고 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를 위해 “언론장악법 통과 시도를 폐기하고, 검찰과 경찰을 철권통치의 수단이 아니라 국민의 검찰, 국민의 경찰로 돌려줘야 하며 용산참사의 원혼들과 유가족의 명예를 회복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정부의 공권력 행사에 대해 “두려움으로 인해 국민을 침묵하게 만들려는 시도는 독재정권 시대의 소통방식과 한 치도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집회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한 우리 국민의 기본권”이라며 서울광장 개방을 촉구했다.
그는 남북관계가 악화된 것에 대해서도 “기본 원칙은 민족자결이며, 남북문제의 핵심당사자는 바로 남과 북”이라며 “대화와 외교적 해결 이외에 무슨 방법이 있을 수 있냐”고 강조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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