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세균 대표(앞줄 오른쪽 네번째) 등 소속 의원들이 2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의 단독국회 철회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민주 “언론법 처리 포기하면…” 협상길은 열어
의원모임 ‘다시민주주의’ 등 “3교대 농성 돌입”
한나라 강행뜻 “10년 누리던 방송기득권 지키기”
의원모임 ‘다시민주주의’ 등 “3교대 농성 돌입”
한나라 강행뜻 “10년 누리던 방송기득권 지키기”
김형오 국회의장은 23일 오후 3시10분 ‘6월 임시국회 소집’ 공고문을 국회 정문에 내걸었다. 같은 시각,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국민무시 엠비(MB)악법 단독국회 철회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26일부터 열릴 임시국회에서 여야의 충돌을 예고하는 ‘전운’이 감돌기 시작한 것이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이날 이명박 대통령 사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한 특검·국정조사 등 5대 요구 조건을 모두 거부한 채 단독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자, “야당을 무시한 처사”(이강래 원내대표)라며 반발했다.
민주당 강경·진보개혁 성향의 모임인 ‘다시 민주주의’와 ‘국민모임’은 지도부에 “우리부터 본회의장 앞 무기한 농성을 하겠다”고 통보하고 ‘1차 행동’에 들어갔다. 이들은 ‘농성조’를 3교대로 돌려 본회의장 앞을 지키기로 했다. 원내대표단 핵심 관계자는 “투쟁의 단계가 있기 때문에 일단 의원단 전체가 농성에 참여하지 않지만 여당의 태도를 보고 대응 수위를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의원은 단식도 다짐하고 있다.
비상대기령도 떨어졌다. 우윤근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총에서 “지역구 사정이나 긴급한 출장이 있으면 원내대표단과 상의하고 움직이라”며 “휴대폰 (비상)문자가 오면 연습용이 아니니 신경 써서 봐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단독 상임위원회 개회 등을 강행할 경우에 대비해 ‘비상편성조’도 짰다.
그러면서도 협상의 통로는 열어놓았다. 여당과 실무협상을 벌이는 우 수석부대표는 “5대 요구조건을 끝까지 고수하겠다는 건 아니다”며 “타협할 수 있는데, 여당이 무조건 등원하라고 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한나라당이 6월 국회에서 언론관계법 처리를 포기하고, 5대 요구조건 중 특검·국정조사·검찰개혁 특위 구성을 수용하면 국회 등원을 고려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나라당은 이에 맞서 소속 의원들의 외국출장 자제령을 내리는 등 단독 국회 강행 의지를 내보였다. 29일엔 상임위를 연다는 일정까지 마련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한나라당 기초단체장 워크숍에서 “자기들(민주당)이 마음대로 (국회) 들어오지 않고, 조건 내걸고 들어온다 만다 그러는데, 이런 게 어디 있냐”라고 반문했다. 안 대표는 “어떤 일이 있어도 앞으로 조건 내걸고 (국회) 개회 요구하는 구태의연한 방식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단독 국회 열면서 선진당이 참여하면 선진당, 친박연대 무소속 의원들과 같이하면 된다”라고 덧붙였다. 윤상현 대변인은 민주당의 농성과 관련해 논평을 내어 “국회가 일을 못 하게 하는 게 무슨 자랑거리라도 되느냐”며 “그것은 행동하는 욕심이고 죽은 양심”이라고 비판했다.
송호진 김지은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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