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위원장 “사회권 안넘겨”…무효화 조처
한나라 “의사진행 거부에 사회권 대행”
한나라 “의사진행 거부에 사회권 대행”
추미애 위원장이 정말 회의를 ‘기피’했는가.
이는 한나라당이 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를 강행해 추 위원장 대신 사회를 보며 비정규직법 개정안 등의 단독상정을 시도한 것에 대한 적법성 시비를 판단할 핵심이다.
한나라당은 국회법 50조5항을 들어 추 위원장이 의사진행을 거부했기 때문에 다수당의 간사인 조원진 의원이 사회권을 대행한 건 적절했다는 주장이다. 조 간사는 “전날에도 추 위원장이 개회를 요구한 지 5시간이나 지나 회의를 열어 바로 정회하더니, 오늘도 (오후 회의 개회 요구) 1시간30분이 지났는데도 추 위원장이 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추 위원장은 회의를 피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추 위원장은 “오전 10시가 한나라당이 소집을 요구한 시간인데 그 시간에 나는 위원장실에서 대기하고 있었다”며 “한나라당은 (환노위 소속 의원 9명 중 7명이 오지 않고) 조원진·이화수 의원만 기다리다가 오전 11시께 돌아갔다”고 말했다. 추 위원장은 또 “(한나라당이 오후 회의를 열 때도) 내가 회의 준비를 시켰기 때문에 속기사까지 회의실에 나와 있던 것”이라며 “‘회의를 하겠다’ ‘회의를 준비하라’고 명백히 밝혔기 때문에 사회권을 넘긴 게 아니며, 회의 자체도 성립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이병길 환노위 수석전문위원은 “추 위원장이 오후 3시에 나에게 회의를 준비시켰고, 이런 내용을 조원진 간사에게도 전했다”며 “조 간사가 의장석에 앉은 뒤 추 위원장에게 보고했더니 ‘의사일정에 대해 여야 간사 간에 협의해야 한다’고 전하라고 해서 회의실로 갔더니 (조 간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었다”고 추 위원장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추 위원장은 이날 한나라당 조 간사가 대행한 회의를 무효화하기 위한 조처에 나섰다. 그는 밤 9시14분께 전체회의를 열어 “오후 회의는 어떠한 회의도 아니다”라고 선언하면서 오후 상황을 정리한 문서를 읽으며 속기록에 남겼다. 회의에 민주당과 민노당은 참석했으나, 한나라당은 이미 오후에 조 간사가 ‘산회’를 선포했다며 불참했다.
한나라당의 이날 기습상정 시도를 둘러싼 법적 논란은 여야간 정치공방으로 이어질 조짐이다. 국회 의사국 관계자는 “추 위원장이 사회를 기피한 게 맞느냐가 핵심”이라면서도 “이번 사태는 결국 여야가 정치적으로 풀 수밖에 없는 문제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송호진 김지은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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